제91장
심가은은 물론이고 모두가 벙찐 얼굴로 김정호를 바라봤다.
허유정은 싸늘한 미소를 머금고 심가은에게 말했다.
“가은아, 남자친구랑 남편은 다른 개념이야.”
심가은의 표정이 잠깐 굳나 싶었지만 이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런, 내가 말실수했네. 내가 한잔 마실게.”
말을 마친 그녀는 와인잔을 비웠다.
그러고는 이제야 본 것처럼 허유정을 훑어보더니 말했다.
“유정이 네가 치마를 입는 날이 다 올 줄이야. 솔직히 넌 좀 꾸며야 하긴 했어. 얼마나 예뻐?”
“브랜드네? 이거 진짜야? 설마 짝퉁은 아니지? 이 브랜드가 가짜가 많아. 정품은 몇백만 원씩 해. 유정이 너 고향 돌아가서 과일 농사 짓는다고 하지 않았어? 은행 빚도 2억이나 있다고 하던데.”
심가은은 허유정이 불행해야 속이 편했다.
하지만 명품 옷을 입고 비싼 보석에 예쁘게 차려입고 나타난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데 젊고 잘생긴 남편까지 같이 왔으니 기분이 극도로 나빴다.
‘얘 빚 있다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무슨 돈으로 명품 옷을 사입은 거지?’
‘설마 남편이 재벌인가? 하지만 재벌이 왜 허유정을?’
그녀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고향 돌아가서 과일 농사하는 거 맞고 은행 빚 있는 것도 많아. 옷은 남편이 나 동창회 온다고 하니까 선물로 사준 거야. 액세서리랑 구두도 남편이 맞춰줬어. 남편 성의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입고 나온 거지 뭐.”
허유정은 일부러 일어서서 한바퀴 돌면서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몇백만 원이나 하는 옷을 스스럼없이 구매하는 사촌 시누이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일지 궁금해졌다.
사람들이 웃으며 말했다.
“자랑 그만해. 안 그래도 질투나 죽겠어.”
심가은도 웃고 있지만 눈빛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짝퉁을 인증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허유정의 옷을 이리저리 쓰다듬었다. 명품 애호가로서 정품 여부는 옷감만 만져봐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옷감을 확인한 심가은의 표정이 더 험하게 굳었다.
허유정이 입고 있는 옷이 짝퉁이 아닌 정품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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