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장
그녀는 아들과 자신의 안목을 믿기로 했다.
어쩌면 며느리는 아직 빛을 발하기 전의 다이아몬드 원석일지도 모른다. 먼지를 닦아내고 잘 연마하면 언젠가는 눈 부신 빛을 낼 것이다.
“유정 씨는 여러 개 농장을 인수했어요. 농장마다 일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늘은 망고 수확하는 날이라 다른 농장의 직원들을 이쪽으로 불렀어요. 일손은 전혀 부족하지 않아요.”
김정호가 자기 사람들을 데려오기 싫은 이유는 그녀의 의심을 사고 싶지 않아서였다. 농장 일하는데 회사 직원들을 불러서 공사장 직원이라고 거짓말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네가 옆에서 많이 도와줘. 유정이 힘들지 않게.”
“할머니, 손주며느리 생겼다고 벌써 편애하는 거예요?”
“네 얼굴은 30년 넘게 보니까 이제 질려. 유정이가 얼마나 예뻐. 보면 볼수록 기분이 좋아.”
김정호는 실소를 터뜨렸다.
이게 모두 그가 줄곧 솔로 생활을 고집해서 가족들을 너무 걱정하게 한 후유증이었다.
“참, 정호야. 우리가 들어올 때 봤는데 농장 인테리어가 우리 별장의 정원 스타일이랑 많이 비슷하더라. 마치 한 사람이 설계한 것처럼 말이야. 그래서 유정이한테 물어봤는데 건축 인테리어를 전공했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갑자기 농장을 개업한 것도 그렇고 과거에 일하다가 무슨 일을 겪었던 것 같아.”
“네가 잘 조사해 봐. 유정이가 만약 과거에 억울한 일을 당했다면 그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도 우리 몫 아니겠어?”
역시 어르신의 살아온 인생 경험은 무시할 수 없었다. 비록 오늘 처음 만나서 말 몇 마디 안 나눠봤지만 허유정에게 말 못할 과거가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
“농장마다 유정 씨만의 스타일로 꾸몄더라고요. 전에 저도 물어봤는데 그냥 취미로 한 거라고만 하고 더 얘기하기 싫어하는 눈치였어요. 제가 천천히 알아볼게요.”
김정호는 처음 인테리어에 대해 물었을 때, 말하기를 거부하는 허유정을 보고 더 이상 묻지 않았는데 할머니 얘기를 들어보니 분명 뭔가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이 각자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양 기사가 안으로 들어왔다.
곧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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