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장
이미 그 업계를 그만두었지만 오랜 시간 공부했고 가장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시간만 나면 자신의 농장을 꾸민 것들이 쌓여서 오늘의 풍경을 이루었다.
“건축 디자인을 전공했다고? 그럼 장석호 디자이너도 알겠네?”
허유정은 담담한 표정으로 답했다.
“들어는 봤어요. 건축업계의 대가시잖아요.”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도 이름만 들어봤어. 농장을 이렇게 잘 꾸민 걸 보면 널 가르친 스승님도 대단한 분 같아.”
허유정은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
그녀의 은사님이 바로 장석호 디자이너였다.
어르신과 강미자 여사는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 다른 쪽으로 화제를 돌렸다.
한편, 김정호는 밖으로 나간 허유정이 늦도록 돌아오지 않자 걱정되는 마음에 밖으로 나왔다. 그는 입구에 서 있는 할머니와 어머니를 보고 순간 당황해서 걸음을 멈추었다.
어르신의 궁금증이 심한 건 알지만 이런 곳까지 내려오실 줄이야.
‘차라리 오실 거면 연락이라도 하고 오시지….’
그는 속으로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
“정호야.”
손자를 알아본 어르신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유정이 만난다는 네 얘기 듣고 너무 궁금해서 와봤어. 나랑 네 엄마는 집에서 할 일도 없잖니. 그래서 삼촌 차 태워달라고 해서 찾아왔지.”
김정호도 자연스럽게 받아쳤다.
“오실 거면 미리 연락을 주시지 그러셨어요. 그럼 마중이라도 나갔을 텐데요.”
“유정이 한창 바쁠 때잖니. 마중은 무슨. 주소를 아니까 차 타고 온 거지.”
말을 마친 어르신은 손자를 향해 눈을 깜빡였다.
“어머니.”
김정호는 조용히 입 다물고 있는 어머니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강미자 여사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날씨도 더운데 안으로 들어가서 목이라도 축여요.”
허유정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시할머니와 시어머니를 안으로 안내했다.
“어머님, 멀리서 오셨는데 식사는 하고 오셨어요?”
“먹고 왔어.”
식사 전이라고 하면 직접 재배한 야채로 밥상을 차릴 생각이었던 허유정은 먹고 왔다는 얘기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그럼 여기서 얘기 나누다 저희 집으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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