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장
“한가롭게 커피나 마시자고 부른 건 아닌 것 같고, 무슨 일이야?”
두 사람은 친구라고 할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건 아니었다.
장연우가 귀국하자마자 그녀를 불러낸 게 정말 보고 싶어서 불러낸 게 아니란 것쯤은 알고 있었다.
장연우는 우아하게 커피잔을 들며 말했다.
“직설적인 건 여전하네. 당연히 좀 부탁할 게 있어서 불렀어. 너 허유정이랑 동창이라며? 네가 해외에서 오래 생활했지만 아는 동창들 통해서 허유정에 대해 알아보는 건 그리 어려운 일 아니지?”
“난 그냥 걔가 요즘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서.”
장연우는 출국하기 전에 이미 사설 탐정에게 부탁하여 허유정의 근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게 했었다.
그녀가 건축업계로 돌아갈 조짐만 보이면 바로 압박을 가하기 위함이었다.
심가은은 무심한듯 커피잔을 내려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해 그 사건은 허유정에게 큰 타격을 입혔어. 그로 인해 건축업계는 깔끔히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서 과일 농사를 짓는 것 같더라고.”
“난 걔 소식이 전혀 궁금하지 않아. 너도 알다시피 나랑 걔 사이가 좀 안 좋잖아? 난 지금도 사람들이 걔 좋아하는 걸 보면 짜증이 나. 이번에 귀국하면서 동창들을 만났는데 간간이 걔 얘기가 나오기는 하더라고.”
“처음에 허유정은 과수원을 인수하려고 했어. 당연히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겠지. 하지만 일을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 친척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고 은행에 대출까지 내가면서 끝내는 과수 농장에 투자했다고 들었어.”
“근년에 과일 가격이 폭등하면서 아마 수입은 꽤 짭짤할 거야. 원래 시골 출신이기도 했고 경영 쪽에도 재능이 있어서 과수 농장도 아주 잘나간다고 들었어. 지인들에게 빌린 돈은 다 갚았고 은행 대출은 2억 정도 남은 것 같더라.”
비록 마음에 안 드는 동창이긴 하지만 심가은은 내심 속으로 허유정의 능력에 감탄하고 있었다.
자초지종을 들은 장연우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걘 뭐나 시작하면 잘하는 것 같아. 어릴 때 우리 아버지를 스승으로 모셨는데 그때도 그 많은 제자들 중에서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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