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장

“전에 당했던 부당한 대우들은 전부 제 잘못이었어요. 앞으로 이 사람은 제 목구빈의 여자친구이고 더 멀지 않은 훗날 목씨네 사모님으로 될 분이세요.” 나는 온몸이 떨리기 시작하더니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렸다. 울지 않으려고 애를 썼었는데 눈시울이 적셔지는 걸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눈물이 앞을 가려 사람들의 시선이 어떠한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육하준의 어두워진 안색도 살필 마음이 없었다. 다만 육하준이 대중 앞에서 굳건하게 내 편을 들어주고 있다는 것만 머리에서 맴돌았다. 그는 목구빈이라는 이름 세 글자로 전에 있었던 불명예스러운 내 과거를 씻어주고 있었다. 그가 나를 늪에서 끌어내 주었다. 육하준이 욕설을 퍼부으려 하자 진교은이 그런 그를 제지하며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 “목구빈 대표님, 축하드려요! 유상미 씨도... 축하드려요!”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는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질투심과 부러움이 서려 있었다. 이내 그녀는 음산한 얼굴을 하고 육하준한테 말을 건넸다. “하준아, 목구빈 대표님도 당당하게 공개하는데 우리도...” 육하준은 헛웃음을 지었다. “우리가 뭐?” 진교은은 단단히 멍해져 있었다. 이렇게 잘 잡은 기회에 육하준이 왜 반격을 안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육하준이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는 진교은이고 나하고는 이제 아무런 사이도 아니라는 걸 반박만 하면 이 사태는 얼렁뚱땅 넘길 수가 있다. 적어도 남들한테 보여주기식으로는 적당한 말들인데 말이다! 육하준은 차갑게 그녀의 손을 뿌리치더니 나를 노려보며 또박또박 말을 건넸다. “진교은하고 아무런 사이도 아니야.” 진교은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육하준은 나한테로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왔다. “내 아내는 유씨 가문의 아가씨인 유상미야! 우리 결혼한 지 5년이나 됐고 아무리 치고받고 싸워도 이혼하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 그는 비웃는 눈빛으로 목구빈을 노려보았다. “목구빈 대표님, 사업장에서나 전쟁터에서 서로 뺏으려고 싸우는 장면은 많이 봤어요. 다만 목씨네 집안에서 신분이 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