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화
진수영은 놀라서 고개를 숙이고 얼른 손잡이를 찾았다.
깨끗한 두 손에는 세월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평소에 얼마나 관리를 잘하는지 보여주는 셈이었다.
하지만 강이서는 그런 진수영의 손톱 틈 사이에 붉은... 피 같은 것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진 선임님...”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진수영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목을 부자연스럽게 꺾은 진수영은 얼른 물탱크를 밀고 떠나버렸다.
강이서는 그런 진수영을 보면서 발걸음이 느려졌다.
마음속 불안함이 점점 커져갔다.
물탱크에서 나던 소리...
강이서의 목소리를 들은 다음 소리를 낸 것 같았다.
마치 강이서에게 본인의 존재를 알리듯 말이다.
강이서는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진수영이 물탱크를 밀고 가던 장면을 다시 떠올린 그녀는 물탱크 끝쪽에 지워지지 않은 금색의 무언가가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강이서의 머릿속에서 모든 퍼즐이 맞춰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완성된 퍼즐은 무서운 얘기를 해주고 있었다.
강이서는 바로 걸음을 돌려 진수영이 사라진 곳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강이서는 진수영이 숨겨진 문을 열고 사라졌다는 걸 몰랐다.
검고 어두운 복도에서, 남자는 소년의 목을 붙잡고 소년의 귀에 대고 얘기했다.
“거 봐, 내 말이 맞지? 강이서한테서 문어 인간 냄새가 진동한다고.”
그 말을 들은 소년은 얼굴이 확 붉어졌다. 그는 눈앞의 남자를 밀어내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이서...”
하지만 빛을 보기도 전에 다시 이 암흑 속으로 끌려들어 왔다.
“가지 마. 강이서는 널 보고 싶지 않아 하니까.”
남자는 악마처럼 소년의 귀에 속삭였다.
“넌 이제 쓸모없어. 강이서한테 짐만 될 거야.”
소년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온몸이 아파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소년은 복도를 바라보면서 강이서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그 희망은 얼마 가지 않아 사라졌다.
소년은 얼굴을 부여잡고 슬픈 눈물을 뚝뚝 흘렸다.
눈물을 타고 소년의 감정이 여실히 드러났다.
뒤에서 나타난 커다란 손이 소년의 척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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