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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인어는 눈을 가늘게 뜨고 머리카락을 만지는 강이서의 손에 자기 얼굴을 비볐다. 두 사람의 입장이 바뀐 것만 같았다. 분명 강이서를 데리고 가려고 한 건 인어였는데... 지금은 강이서가 인어를 데리고 나가려고 한다. ‘왜 이렇게 된 거지?’ “그럼 허락한 거로 알고 있을게요.” 강이서는 그 말을 내뱉으면서도 어딘가 익숙하다고 생각했다. 오묘한 기운을 뽐내는 인어를 보면서 강이서는 또 저도 모르게 그의 얼굴에 손을 갖다 대었다. ‘인어는 공격성이 하나도 없다고 하지 않았나?’ 인어는 여전히 정신이 홀린 채 그 예쁜 눈으로 강이서를 쳐다보고 있었다. 강이서는 아마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인어족처럼 집착 가득한 종족에게 있어서 비늘을 주는 것이 얼마나 깊은 의미인지. 강이서는 영원히 모를 것이다. 인어 비늘을 목걸이로 만들어서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게, 비늘을 심장 가까이에 둔다는 게 인어족에게 어떤 뜻인지 말이다. 강이서는 그저 자기를 살려준 물건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미 강이서는 함정을 스스로 파고 거기에 누운 것과 다름없었다. 강이서는 자기를 빤히 보는 인어를 보면서 약간 얼굴이 붉어졌다. 그 얼굴이 가져다주는 효과는 아주 강력했다. 너무 아름다워서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강이서는 그 얼굴을 가진 인어가 약간 부러웠다. ‘게다가 머리카락은 왜 이렇게 부드러운 거야.’ ‘이 인어는 불량품이라 공격성도 없고 아주 연약하다고 들었는데...’ 하지만 강이서가 인어와 만날 때마다 인어는 어딘가 다쳐있었다. 그래서 강이서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연약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강이서는 자기 팔에 드리워진 인어의 금발을 보면서 물었다. “무슨 생각 해요?” 인어는 금세 정신을 차렸다. 인어의 눈에는 복잡한 감정이 담겨져 있었다. 얼마 지난 후 인어가 갑자기 손을 들어 강이서의 턱을 잡고 얼굴을 붙여왔다. 거리가 가까워서 두 사람은 서로의 눈 속에서 본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순간 정신이 모호해졌다. 강이서는 반응하지도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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