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장
하지만 인어족은 그렇지 않다.
인어는 한 연인을 죽을 때까지 사랑하며 죽고는 못 사는 정도다. 그래서 대부분 인어 부부 중에서 한 사람이 죽으면 다른 한 사람도 곧 죽게 된다.
배우자의 부재를 아주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어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자기를 자꾸 버리려고 하는 사람이 있지? 사람들은 인어를 좋아하지 않던가? 이 화려한 외모를 좋아하지 않던가?
인어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강이서의 목 근처에 코를 가져가 미식가처럼 냄새를 맡았다. 코가 강이서의 피부에 거의 닿을 듯한 거리였다. 아주 간지럽고 야릇한 느낌이었다.
‘달다...’
인어는 강이서의 목덜미에 코를 묻고 강이서의 향기를 맡았다.
그의 눈에는 소유욕이 가득 묻어나 있었다.
다시 버림받느니 차라리 강이서를 움직이지 못하는 인형으로 만들어버리고 싶었다.
그렇다면 내내 강이서와 함께 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인어가 날카로운 손톱을 드러냈다. 그리고 얇고 가는 강이서의 목선을 따라 가볍게 흘러내렸다.
“아프지 않을 거예요.”
인어는 부드러운 말투로 강이서를 달래며 얘기했다.
“조금만 참으면 내 것이 될 수 있어요.”
의식이 몽롱해진 강이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럼 허락한 거로 알고 있을게요.”
인어가 중얼거렸다.
아프지 않을 것이다.
동맥을 그어 빠른 시간 내에 피를 모두 뽑아낸 후 강이서에게 인어의 살점을 먹여 의식을 치르기만 하면 강이서는 인어밖에 모르는 그런 꼭두각시가 될 것이다.
영원히.
하지만 이내 무언가가 인어의 눈에 띄었다.
인어의 손톱이 그대로 강이서의 목 앞에서 멈췄다.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금발 아래의 눈을 빛내면서 강이서의 옷깃 사이를 뚫어지라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내 손을 뻗었다.
…
강이서는 재부팅된 컴퓨터처럼 갑자기 정신을 차렸다. 온몸이 홀가분해지는 기분이었다.
굳어있던 몸도 움직일 수 있었다.
강이서는 의아한 표정으로 인어를, 정확히는 인어 손에 들린 목걸이를 쳐다보았다.
그건 비늘로 만든 목걸이였다.
인어는 그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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