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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깊은 곳에서 마치 무언가 살아 있는 것이 도망치고 있는 듯한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살점이 유리 조각을 지나가는 소리가 아주 선명하게 들렸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강이서는 걸음을 멈추고 몸을 벽에 바짝 붙여 최대한 눈에 띄지 않도록 했다. 바닥에 있는 물에 그림자가 비쳐 고개를 드니 구석에 있는 높이 십 수 미터의 거대한 유리 벽 뒤에 은색 유니폼을 입은 연구원들이 떠다니는 것이 보였다. 그들의 몸은 짙푸른 바닷물에 잠겨 있었고 어떤 것은 온전한 시체로 어떤 것은 부서진 채로 있었다. 속이 뒤집힌 강이서는 손으로 입을 막아 겨우 참았다. 조심스럽게 몸을 숨긴 강이서는 어둠 속에 알 수 없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바로 이때 핸드폰이 울렸다. 순간적으로 ‘통화’ 버튼을 누른 강이서는 혹시라도 누군가 벨 소리를 들을까 봐 얼른 손목시계를 귀에 갖다 댔다. 전화기 너머로 떨리는 베라의 목소리로 그녀가 지금 얼마나 큰 공포에 직면하고 있는지 상상할 수 있었다. “지금 어디야?” 강이서가 숨을 죽인 채 마이크를 가볍게 두드렸다. 손가락이 시계에 두 번 닿는 소리를 들은 베라는 더욱 불안해했다. “S 구역에 있니? 이서야, 빨리 여기서 나가!” 강이서는 의문을 표시하기 위해 다시 수화기를 두드렸다. “많은 사람이 죽었어... S 구역의 모든 수조가 깨지면서 실험체들이 집단 탈출했어!” 베라가 말하지 않아도 시체가 떠다니고 있었기에 강이서는 이미 부서진 시체, 학대당한 시체, 공포에 질린 얼굴로 눈을 뜬 채 있는 시체 등을 봤다. 억눌린 베라의 목소리로 그녀가 곧 울음을 터뜨릴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서야,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너를 오라고 하는 게 아니었는데... 일이 갑자기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너무 무서워.” 강이서는 입을 막은 채 낮은 소리로 물었다. “넌 지금 어디야? 난 걱정하지 마, 괜찮으니까.” 베라는 그제야 마음을 놓은 듯 마음을 가다듬고 말했다. “나도 일단은 안전한 곳에 왔어. 근처에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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