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화
마을은 크지 않아서 불과 3~5분 만에 이진기는 이장 집에 도착했다.
그냥 마당이 좀 큰 집일뿐이라 이진기가 가까이 가기도 전에 안에서 여성의 날카롭고 강한 말소리가 들려왔다.
“승수야, 우리가 그냥 이웃도 아니고 친척이기도 하잖아? 그리고 너희 집 어려울 때 내가 도와준 적이 있지 않니? 그런데 지금 이런 작은 일 때문에 나한테 큰소리를 친다고? 남들이 정말 비웃을 일이다!”
“사람이 가난하면 문제가 많다는 말이 맞다니까, 너희가 그 땅 가지고 뭐 하려고? 너희가 집을 지을 수나 있어? 그냥 두는 것도 낭비니까 차라리 우리가 사용하는 게 낫지!”
“그러게, 어쩜 이렇게 당당하게 땅을 주기 싫다고 하는 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네? 땅 주기 싫으면 작년에 빌려준 200만 원 당장 갚아!”
“진기가 도시에서 일한다고? 진기 집 사주느라 갚을 돈도 없지?”
이러쿵저러쿵 비난이 쏟아던 중 분노한 남자의 목소리가 울렸다.
“돈 빌린 건 맞지만 나도 갚을 거예요. 그리고 그거랑 이건 다른 일이죠, 그 땅은 우리 집안에서 나한테 물려준 땅인데 이렇게 그냥 줄 순 없다고요!”
“하, 참나!”
처음에 소리치던 그 여성의 목소리가 또 들렸다.
“그럼 돈 갚아! 정말 이렇게 뻔뻔스러울 수가 없네! 돈도 없으면서 도시에 가서 집이나 사고, 지금 와서는 시치미를 떼는 거야? 정말 사람들이 욕하는 거 무섭지도 않나 봐?”
“그러게, 쓸데없는 소리 좀 작작하고 얼른 땅이나 내놔. 땅 주면 돈 갚는 시간 좀 늦춰 줄 테니까, 아니면 지금 당장 돈 갚던가!”
“너희 집이 가장 가난하다는 거 이 마을에서 누가 몰라? 평소에는 아무런 능력만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멍청하기까지 하네.”
“아빠란 사람도 그렇지만 그 아들 놈도 멍청이야. 내가 들었는데 그 집 산 것도 아들놈 애인이 결혼하려면 신혼집 있어야 한다고 해서 산 거라고 하더구먼.”
“웃겨 죽겠네, 이렇게 가난하면서 남의 집 귀한 딸 데려오려고? 돈 빌려서 집 사면 결국 빚 아닌가? 아주 대단한 집안이야!”
“아빠나 아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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