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80화
정현진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졌다. 만약 언젠가 황태준의 일생을 걸친 노력과 공이 자신의 손에서 망가지기라도 한다면, 아마 죽어서도 황태준 앞에서 얼굴을 들지 못할 것이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이진기는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정현진의 말이 끝나자 이진기의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날카롭게 감지되었다.
이전에 M국과 금융 전쟁을 치르기 위해, 이진기의 호소로 인해, H국의 모든 자본이 마치 하나로 뭉쳐 외부의 적에 맞섰다.
그러나 이제 외부의 위기는 사라졌고, 내부의 사람들은 다시 각자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원래부터 이진기의 성공을 못마땅해하던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제 진희 그룹이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위의 어르신께서도 인정을 해주신 상황이라, 그들은 드러내놓고 이진기에게 도전할 수는 없지만, 이진기 주변의 사람들, 예를 들어 H상업이나 정현진 같은 이들에게 손을 뻗을 수는 있었다.
이 생각에 이진기는 무릎 위에 올려놓았던 두 손을 주먹으로 단단히 쥐었다. 상대가 먼저 도발을 해온 만큼,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한다면 이진기 역시 가차없이 대응할 생각이었다.
오랜 침묵 끝에 이진기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정현진 씨가 한 말은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다만 적들은 숨어 있고 정현진 씨는 드러난 상태죠. 만약 적들이 정체를 드러내고 싶지 않아 한다면, 정현진 씨가 아무리 노력해도 적들의 정체를 알아낼 수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전 어떻게 해야 하죠?”
정현진은 다급하게 물었다.
이진기는 눈을 감고 잠시 생각하더니 뭔가를 떠올린 듯 말했다.
“이렇게 합시다. 일단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변화에 대응하지 말고 가만히 있다가, 저쪽에서 먼저 꼬리를 드러내기를 기다리세요. 만약 어떤 일이 생기면 즉시 저에게 알리고요.”
이진기의 말에 정현진은 감동하여 눈시울이 붉어졌고, 목소리는 떨렸다.
“감사합니다, 진기 사장님. 태준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이후로, 제가 가장 믿을 수 있는 분은 진기 사장님뿐이에요.”
“고맙긴요.”
이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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