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0장
주위에서 쏟아지는 조롱과 비웃음 속에 이천후는 입을 다물었고 마음속은 복잡했다.
그는 좋은 일을 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목숨을 걸고 달려와 현문과 요마 두 종족의 음모를 경고했건만 돌아온 것은 경멸과 조롱뿐이었다.
“대체 어디서 굴러온 정신병자야? 우리 천음각을 놀리러 온 거야?”
한 청년이 앞으로 나서서 손가락으로 이천후를 가리켰다.
“이훈 선배님을 사칭하고 거짓말을 지어내다니, 도대체 네 속셈이 뭐야?”
“선배님, 저 녀석은 현문이나 수월종에서 보낸 첩자일지도 몰라요. 일부러 우리를 혼란스럽게 해서 이천후 구출 작전을 방해하려는 거겠죠.”
“맞아요! 저놈은 첩자예요. 잡아서 고문합시다!”
“죽여버려요! 저 첩자를 당장 처치하자고요!”
천음각 제자들이 격앙된 목소리로 몰려들었고 이천후를 금방이라도 산산조각 낼 기세였다.
그러자 이천후는 한숨을 내쉬며 손바닥 위에 황금빛 초승달을 떠올리는 사월 보술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 마법이 자신임을 증명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때 군중 뒤쪽에서 청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맑고 차가운 그 목소리는 마치 높은 산봉우리에서 흘러내리는 얼음 샘물 같았다.
“그 사람 이천후 맞아요!”
슥슥슥.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사람들은 마치 물결이 갈라지듯 양옆으로 흩어져 길을 만들었다.
길 끝에서 한 여인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녀의 등장에 모든 소란이 멈췄고 주변은 정적이 감돌았다.
많은 이들이 숨을 들이마시고 넋을 잃은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여자는 순백의 옷을 입고 있었고 성스럽고 맑은 자태였는데 마치 바람을 타고 떠오르는 선녀 같았다.
그녀의 존재는 은은한 난초 향기를 떠올리게 했고 맑고 순수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그 여자는 바로 청운파의 제1성녀 육연서였다.
청운파는 물론이고 천음각에서도 그녀를 신으로 떠받드는 사람들이 많았다.
육연서의 등장으로 현장은 말 그대로 숨죽인 채 정적에 휩싸였고 대신 수많은 뜨거운 시선들이 그녀를 따랐다.
천음각의 성자급 인물들조차 그녀의 자태에 잠시 멍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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