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3장
“도마회요?”
이천후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이건 누가 봐도 그를 겨냥한 말이었다.
최근 며칠 동안 현문과 수월종 무리들은 이천후를 인간족의 배신자이자 마족의 간첩으로 몰아세우며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동천복지의 각 세력을 초청해 마족을 처단하고 함께 사월 보술을 연구하겠다.]
짧은 한 문장이었지만 담긴 정보량은 방대했다. 이천후는 문장을 곱씹을수록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현문은 인간족의 모든 세력을 비하곡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미끼로 사월 보술을 내세운 것이다.
현재 현문과 수월종 외의 대부분 세력들이 이천후를 찾고 있는 이유는 하나, 바로 그가 가지고 있는 사월 보술 때문이었다.
사월 보술은 이천후가 현문 10대 성자를 쓰러뜨린 비결로 여겨졌고 점점 더 전설처럼 과장되고 있었다.
이제 현문이 직접 사월 보술을 내놓았으니 인간족 세력 중 누가 이를 무시하고 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현문은 왜 인간족의 모든 세력을 비하곡에 모으려는 걸까?”
이천후는 중얼거리며 상황을 곱씹다가 갑자기 머릿속에 끔찍한 생각이 스쳤다.
‘혹시... 현문이 청운파와 천음각만 노리는 게 아니라 인간족 전체 세력을 한꺼번에 없애려는 건가?’
그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이천후는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소름을 느꼈다.
현문이 정말 그런 일을 벌인다면 이는 단순히 비열한 수준을 넘어선 짓이었다. 하지만 이천후는 이 가능성을 생각할수록 점점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인간족을 멸망시키길 가장 원하는 이는 누구인가? 당연히 요마 두 종족이었다.
만약 현문이 정말 인간족을 몰살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면 이는 그들이 요마 두 종족과 손을 잡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천후는 동천복지에 처음 들어왔을 때 현문의 성자와 요족이 몰래 접촉하는 것을 목격했던 일이 떠올랐다. 그때부터 이미 의심스러웠었다.
“연준 씨, 큰일이 일어날 것 같아요!”
이천후는 경악한 표정으로 김연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김연준이 다급히 말했다.
“대사님, 제 친구한테서 새로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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