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장

두 사람은 이렇게 대화를 나누며 아름답던 학창시절을 떠올렸다. 하지만 지금 강수진의 마음속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이번에 우연히 만난 이보현은 매우 뜻밖이었다. 두 사람은 한때 짝꿍이었던 데다 이보현이 어려서부터 부모 없이 할아버지를 따라 어렵게 살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학창 시절, 그녀는 이보현을 매우 배려했고, 두 사람은 그렇게 알 수 없는 정이 들었다. 아쉽게도 그때는 다들 어려서 그런 느낌이 무엇인지 잘 몰랐고, 알아차렸을 땐 두 사람이 이미 헤어진 뒤였다. 십여 년이 지났고, 오늘 보니 이보현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하여 보통 사람을 뛰어넘는 남다른 능력이 있는 것 같았다. 강수진은 바보가 아니었다. 오늘 룸에서 종구에게서 이 문유현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들었다. 그런데 이보현이 나서자 문유현 사장님이 순간 비굴해졌다. 그러니 이보현이 어찌 보통 사람이겠는가. 하지만 이보현은 분명 사람들에게 그의 정체를 알리고 싶지 않아 했고, 머리가 좋은 그녀도 당연히 더 묻지 않았다. 이미 9시가 넘은 시간이라 시내를 벗어나자 북쪽 교외의 길은 어두웠다. 강수진의 마음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스쳐 갔다. 바로 그때, 갑자기 누군가 빠른 속도로 날아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차에 부딪혀 굉음을 냈다. 이보현이 브레이크를 밟았다. 차가 갑자기 멈추자 강수진의 몸이 앞으로 쏠려 하마터면 앞 유리에 머리를 부딪칠 뻔했지만, 다행히 이보현이 곧 그녀를 잡아당겨 겨우 몸을 안정시켰다. "왜 그래?" 강수진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 이보현이 눈살을 찌푸리고 대답했다, "누군가가 차에 부딪혔어." 강수진은 놀란 마음이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 조금 전 큰 소리가 났는데 사람이 차에 부딪힌 거라면 치어 죽었다는 말이 아닌가? 차에서 내린 이보현은 누군가 차 옆에 서 있다는 걸 발견했다. 차 뒷문이 부딪혀 움푹 패 있었다. 눈길이 그 사람의 얼굴을 스치던 이보현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유부환 씨?" 이때 유부환은 피를 토하며 가슴을 움켜쥔 채 정신이 가물가물했는데 누군가 부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