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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보통이 아니네

박수혁은 소은정의 얼굴을 차마 쳐다볼 수 없었다. 그는 바로 박예리에게 다가갔다. “네가 한 말 전부 다 사실이야?” 어찌나 화가 났는지 얼굴의 핏줄이 터져 나올 듯 팽창한 모습이었다. 이렇게 화가 난 박수혁의 모습을 처음 보는 박예리는 그저 입술을 꽉 깨물며 침묵할 뿐이었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부모님과 함께 자랐지만 박수혁은 어린 나이에 해외로 유학을 떠났기에 두 사람은 남매임에도 조금 어색한 사이였다. 그리고 귀국한 뒤 바로 뛰어난 사업수단으로 태한 그룹의 시가를 몇 배나 성장시킨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박예리는 그런 오빠가 부러우면서도 무서웠다. “말하라고!” 망설이는 박예리의 모습에 박수혁은 바로 다그치기 시작했다. 이때, 청량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의 정체는 바로 소은정이었다. “다 진짜야.” 본인이 인정하자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도 뭔가 묘해졌다. 이렇게 화려한 그녀가 그런 비참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니. 박예리의 폭로에 불륜으로 인한 이혼이라며 인터넷에서 떠돌던 찌라시도 어느 정도 사실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누군가는 역시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일이 없다며 수군댔다. 재벌가의 며느리로 사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구나... 한편, 소은정이 담담한 표정으로 인정한 순간, 박수혁은 둔기로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의 친구뿐만이 아니었다. 가족들까지 그녀를 무시하고 괴롭혔었는데 남편이라는 작자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3년 동안의 결혼 생활 중, 박수혁이 신혼집을 찾았던 일은 손에 꼽을 지경이었고 그마저도 서민영의 상태에 대해 말해주기 위한 게 전부였다. 얼굴이라도 보며 말하면 더 고분고분 헌혈을 해주지 않아서 싶어서였다. 그때마다 그는 친절하게 용돈은 부족하지 않냐고 물으며 카드를 쥐여주고는 자신이 나름 괜찮은 남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모든 건 그의 착각이자 오만이었다. 속상함, 미안함, 죄책감... 수많은 감정들이 밀려오며 더 이상 소은정의 얼굴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는 뻣뻣하게 굳은 상태로 한참을 가만히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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