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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주제 파악

박예리는 박수혁의 팔을 잡아당기며 애원했다. “오빠, 이럴 때일수록 가족들이 힘을 모아야 해. 소은정 그 계집애가 오빠 돈으로 바람을 피웠다고! 한번 제대로 알아보면...” 박수혁은 여동생의 손을 뿌리치고 차갑게 한 마디를 남긴 뒤 자리를 떴다. “그 기생오라비가 바로 SC 그룹 대표 소은호야. 네가 건드릴 사람이 아니라고. 주제 파악 좀 해.” 오늘 일로 박수혁은 소은정이 이혼을 결심한 이유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녀가 지금까지 당했을 모욕을 생각하니 가슴이 쓰려왔다. 혼자 남겨진 박예리는 한참을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비록 소은호를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사교계에서 그는 완벽한 외모, 재력, 신비로운 분위기로 수많은 재벌가 영애들의 가슴에 불을 지른 최고의 인기남이었다. 소은정의 새 남자친구가 소은호라고? 한참을 씩씩거리던 박예리는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오빠의 도움을 바랄 수 없다면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릴 수밖에. “강서진, 나 부탁 하나 좀 들어줘.” ...... SC 그룹 본사 건물, 소은호의 사무실, 소은호는 동생을 위해 커피를 준비하고 있었다. 일상적인 행동이었지만 엔틱한 디자인의 커피 머신과 그의 우아한 동작이 어우러져 기품이 넘쳤다. 이때, 소은정의 휴대폰이 울렸다. 이글 엔터 대표 도준호의 전화였다. “은정 씨, 요즘 태한 그룹 박예리가 파파라치들을 고용해서 은정 씨 사생활을 도촬하고 있다는 소리가 있어. 내가 해결해 줄까?” 그의 말에 소은정은 싱긋 웃더니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니요. 그냥 찍게 내버려 둬요. 노이즈 마케팅도 홍보 수단 중 하나잖아요. 돈도 아끼고 좋죠 뭐.” 소은호가 통화를 마친 그녀에게 물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 “박예리가 날 도촬한다네. 마음대로 하라고 해.” 그녀의 말에 소은호도 고개를 끄덕인 뒤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한 번밖에 보지 않았지만 그런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가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는 잡수일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소은호는 완성된 커피를 건네며 말했다. “뜨거우니까 조심해.” 소은정은 달콤하게 미소를 짓더니 커피의 향기를 음미했다. “오빠만큼 커피 잘 내리는 사람은 정말 못 본 것 같아. 일류 바리스타보다 낫다니까. 우리 그냥 다 때려치우고 한적한 곳에서 카페나 열까?” 여동생의 싱거운 농담에 소은호는 피식 웃었다. “싫어. 내가 내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너뿐이야.” 커피 맛을 즐기던 소은정은 뭔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내일이면 내가 대표직에 오르는 날이잖아. 그래서 말인데 유라한테 도와달라고 하면 안 될까? 아직 익숙지 않은 게 많아서.” 소은호는 별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가 알아서 해.” 소은호의 허락이 떨어지자 그녀는 바로 한유라에게 문자를 보냈다. “내일부터 출근이야. 늦지 마.” “네, 대표님!” 한유라가 바로 답장을 했다. 한유라의 집안도 내놓으라 하는 재벌가, 한유라가 SC 그룹에서 일하겠다고 먼저 제안한 건 소은정을 돕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더 가까이에서 소은호를 지켜보고 싶은 마음에서라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소은정도 자신의 베프와 오빠가 정말로 사귈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분이 좋아진 소은정은 바로 한유라와 약속을 잡고 두 사람이 자주 가던 클럽 “사운드”로 향했다. 북적이는 클럽, 가슴을 울리는 음악, 두 사람은 잠시나마 고민을 털어버리고 또래 여자들처럼 신나게 여가생활을 즐기기 시작했다. 원하는 대로 SC 그룹에 입사하게 된 한유라는 오늘 유난히 기분이 좋은지 술을 몇 잔 들이켜고 소은정의 손을 끌고 스테이지로 올라갔다. 섹시한 한유라, 청순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소은정, 뛰어난 미인의 출현에 분위기는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술이 얼큰하게 취한 한유라는 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술을 더 마시겠다고 떼를 쓰기 시작했고 소은정은 골치 아프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다 큰 소리로 말했다.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한유라는 걱정 말라는 듯 손을 저었다. 하지만 화장실에서 다녀온 소은정은 한유라 옆에 서 있는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고 표정이 차갑게 굳어버렸다. 사실 남자는 진작 두 여자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었다. 그러다 한유라가 혼자 있는 틈을 타 작업을 걸려고 했는데 소은정이 나타나자 불만 섞인 표정으로 한유라를 품에 안더니 그녀를 흘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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