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장
변서준은 입술을 살짝 오므리더니 무거운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만약 지영이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면 전 꼭 이 일 끝까지 파헤칠 생각이에요. 하지만 이 일의 자초지종은 반드시 솔직하게 전부 저한테 말해줘야 할 거예요.”
모지영은 흠칫했다.
스토리 메이커인 그녀는 말을 길게 하면 할 수록 꼬리를 밟히게 될 것이다.
더군다나 변서준처럼 예리한 사람은 한 가지 세부 사항에서도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다.
하는 수 없이 그녀는 일단 대충 넘어간 뒤 다시 박세율과 대책을 상의하기도 다짐했다.
여기까지 생각한 그녀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안은 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머리가 너무 아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그러자 모진덕이 다급히 말했다.
“지영이 이제야 깼는데 스트레스받으면 안 되니까 우리는 일단 나가자고.”
변서준은 싸늘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막 몸을 돌려 나가려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잘 생기고 건장한 두 남자가 들어왔다.
낯선 손님의 등장에 모진덕 부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내 두 남자는 각각 오른쪽과 왼쪽으로 갈라졌고 그 사이로 하이힐을 신고 화려한 메이크업을 한 정가현이 도도하게 등장했다.
순간 모진덕과 인은미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녀를 벼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걸까?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직접 찾아온 거지?
이 여자, 정말 또라이다.
인은미는 정가현의 태도를 매우 불쾌하게 여겼고, 또 좋은 연극을 보려고 일부러 모진덕에게 과장해서 말했다.
“여보, 저 뻔뻔한 여자 봐봐요. 설마 당신 딸 죽었는지 확인하려고 온 건 아니겠죠?”
그 말에 모진덕은 안색이 더 굳어졌다.
“마침 잘 왔네. 일부러 내 딸 다치게 했다던데, 설명 좀 해볼 텐가?”
변서준은 단지 가만히 서있기만 했지만 존재감은 아주 강렬했다.
정가현은 무의식적으로 변서준을 힐끗 보았다. 그녀가 등장한 이후로 변서준의 시선은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는데 그녀는 그 눈길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변서준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모진덕과 인은미를 번갈아 보며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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