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장

그녀의 말에 모두가 경악하더니 아까와는 전혀 다른 눈빛을 보냈다. 그녀의 신분을 잘 알고 있는 탁성화는 순간 버럭 화를 냈다. "네까짓 게 뭔데 내 파트너한테 함부로 지껄여?"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탁성화가 여전히 그녀를 감싸자 변서아는 질투가 나기도, 화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TG그룹의 이 마왕을 건드릴 수 없었기에 애써 정서를 가다듬고 한 마디 더 했다. "탁성화 도련님, 지금 분명 속고 있는 거예요. 이 여자 남자 꼬시는 데 아주 선수라고요. 전에 우리 할아버지도 이 여자한테 깜빡 넘어가서 정신을 못 차리셨어요." "그 입 못 다물어? 우리 가현이 누나가 바로......" 뒤에 있던 정가현이 탁성화의 허리를 꼬집자 탁성화는 말을 중단하고 고개를 돌렸다. 정가현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미간은 찌푸린 채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군중들 속에서 침묵하고 있던 변서준은 두 사람의 작은 동작까지 모두 지켜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정가현의 시그널을 받은 탁성호는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 정가현은 탁성화를 지나쳐 곧장 변서아에게로 다가가 빙그레 웃었다. "저번에 덜 혼났어? 아직도 그 세 치 혀를 놀릴 힘이 남아도나 봐?" 정가현의 눈빛에 변서아는 소름이 돋더니 금방 나은 무릎이 서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여기는 공공장소이고 두 사람의 거리도 꽤 멀었기에 변서아는 정가현이 자기를 어찌할 수가 없다고 생각해 큰 소리로 외쳤다. "감히 저번 일을 들먹여? 스폰받는 주제에 남자 하나 믿고 우리집 쳐들어와서 물건 다 깨부쉈......" "변서아." 멀지 않는 곳에서 변서준이 평온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고 변서아는 본능적으로 흠칫하더니 겁에 질렸다. 변서준은 정말 화났을 때만 그녀를 이렇게 불렀다. 그녀는 분노를 삭일 수 없었지만 더는 그날의 일을 들먹일 수 없었다. "흥! 아무튼 네가 입은 건 가짜야! 창피당하기 전에 차라리 인정하는 건 어때? " 정가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때, 무대 위의 모지영이 마이크를 잡고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