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장
저녁 8시가 되자 모씨 저택에는 축하객들로 가득 모여들었는데 모씨 가문의 친인척을 제외하면 전부 대단한 인물들이었다.
안주인 인은미는 조용히 모진덕 옆에 서서 가끔 축하객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었다.
하지만 그녀는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사랑하는 딸은 아직도 의식을 잃은 채 차가운 병상에 누워있는데 모진덕은 뭐가 그리 급해서 내연녀의 딸을 데려와 명분까지 준 걸까? 그녀는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녀도 알다시피 그들에게는 아들이 없으며 유일한 딸마저 그 모양이 되었으니 두성그룹을 살리려면 모진덕의 말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하여 마음속으로는 아무리 배척해도 모지영을 사랑하고 아끼는 척해야 했다.
“나왔다! 두성그룹 막내 아가씨!”
갑자기 누군가 큰 소리로 외쳤고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스포트라이트를 쫓아 2층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모지영이 세련된 메이크업에 단아한 미소를 지은 채 모두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한 걸음씩 계단을 내려오기 시작했는데 발걸음조차 너무 우아했다.
사람들은 환호를 지르며 그녀를 에워쌌다.
어떤 재벌 사모가 인은미의 팔을 당기며 말했다.
“사모님 복도 많으셔라. 어쩜 막내딸도 이렇게 출중하세요? 게다가 변성건설 회장의 약혼녀라니, 정말 부러워요.”
그러자 또 다른 여자도 맞장구를 쳤다.
“그러니까요. 변 회장은 나이도 젊은데 실력까지 대단하잖아요. 두 사람 정말 천생연분이에요. 부러워요.”
“부럽긴요. 두 분은 아들딸 다 있어서 얼마나 좋으시겠어요.”
인은미는 손바닥을 꼭 움켜쥔 채 애써 환하게 웃어 보였다.
하지만 이 순간 변서준은 그저 조용히 자리에 앉아있을 뿐,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아우라는 절대 사람들이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지영은 사람들의 부러워하는 시선을 느끼며 이 순간을 마음껏 즐겼다.
오늘 이 자리에는 많은 명문가 도련님도 자리했는데 모지영을 보는 순간 그들은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끈적한 시선을 느낀 모지영은 일부러 더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다.
그녀가 계단을 반쯤 내려간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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