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5장
분위기가 삽시간에 살얼음판으로 변했다.
세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와 한기에 곁에 있던 하인들마저 뒷걸음질을 칠 정도였다.
유성이 부부가 고개를 들어 송연이를 쏘아봤고 신서찬은 얼굴을 일그러 뜨린 채 가면을 뚫고 나올것 같은 서늘함을 내비쳤다.
쭈볏거리던 송연이는 어떻게든 다시 이겨 보겠다고 턱을 치켜들며 반박했다.
“다들 왜 그렇게 보지? 내가 틀린 말 한 것도 아닌데.”
신서찬에게 똑똑히 가르쳐 주고 싶었다.
유가현은 절대 그리 깨끗하고 착한 계집애가 아니라고!
유서원이 못마땅한 듯 헛기침을 했다.
“식사 자리에서 무슨 짓이야. 입 다물고 조용히 밥이나 먹어.”
그럼에도 트집 잡는데 성공한 송연이는 꽤나 기분이 후련해 보였다.
유성이와 성수연, 그리고 신서찬의 시선이 이번엔 동시에 유가현에게로 꽂혔다.
유가현은 마치 송연이의 말을 듣지도 못했다는 듯 덤덤한 표정으로 밥을 먹고 있었다.
부당한 건 참지 않고 반격하던 평소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어딘가 이상함을 느낀 신서찬이 떠보려는 마음으로 유가현이 싫어하는 표고버섯을 집어주며 말했다.
“영양가 높으니까 많이 먹어야 돼, 먹어보면 맛도 있고.”
젓가락질을 하던 유가현의 손이 그대로 멈췄다.
유가현이 별다른 말 없이 신서찬을 빤히 쳐다봤다.
허나 신서찬은 알았다, 그건 간신히 참고 있으니 건들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임을.
화난걸 참는다는 건 전혀 유가현의 스타일이 아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제일 싫어하는 표고버섯을 올려 놨다가 집으로 가 어떤 일을 겪게 될진 알것 같았다.
결국 신서찬이 조용히 다시 표고버섯을 자기 입으로 가져갔고 그제야 유가현이 딱딱한 표정을 스르르 풀었다.
그런 둘의 모습을 보는 유서원 역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 식사가 끝이 났다.
신서찬이 젓가락을 내려놓은걸 보고서야 유서원이 친근하게 웃으며 물었다.
“자네, 우리 집 요리사들 음식 솜씨가 입맛에 맞나?”
“네, 배불리 잘 먹었습니다. 장인 어른은 더 드시죠.”
유서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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