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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장

성수연이 밖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유가현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신서찬의 손을 놔버리고 냅다 달려가 성수연의 팔짱을 꼈다. 순간 손이 놓아지며 아직 남아있는 유가현의 미온을 느끼던 신서찬은 갑자기 새까매진 눈 앞과 이명을 동반한 어지럼증에 그만 자리에 굳어버렸다. 걸음을 멈추고 심호흡을 한 뒤에야 숨 막히는 공포감 같은 것이 천천히 가라앉았다. 방금 뭐지? 유재민이 말한 원인 모를 후유증이라는게 이건가? 아니면 어느날엔가 오늘처럼 이렇게 길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건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생각이 많았던 걸까? 우뚝 멈춘 발걸음 소리에 앞으로 걸어가던 유가현이 고개를 휙 돌렸다. “왜 그래?” 그 말에 신서찬이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걸음을 떼며 말했다. “아니야, 갑자기 회사 일이 생각 나서.” 그 말에 성수연이 못마땅함을 표했다. “그건 신 서방이 잘못했어요. 동생이랑 처음 오는 자리에 회사 생각 뿐이라뇨?” “아주머님 말씀이 맞으십니다.” 신서찬이 정신은 딴데 두고 형식적으로 대답했다. 그러자 성수연이 유가현을 걱정스레 바라보며 말했다. “가현아, 진짜 잘해주는거 맞아? 너 괴롭히기라도 하면 우리한테 바로 말해 알겠지?” 두 사람 만의 일을 굳이 입 밖에 꺼내고 싶진 않았던 유가현이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뒤에 있는 신서찬을 돌아봤다. 어째서인지 그는 대문으로 들어온 뒤부터 어딘가 상태가 이상해 보였다. “오빠, 안색이 안 좋은데 어디 아파?” “괜찮아, 밤에 나온건 오랜만이라 찬 바람이 적응이 안 돼서 그런가 봐.” 바람에 사락사락거리며 나부끼는 나뭇잎 소리에 유가현이 말했다. “춥긴 하네. 얼른 들어가자.” 안엔 벌써 유서원, 유성이와 송연이가 자리하고 있었고 뒤이어 들어온 세 사람도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상석에 앉은 유서원은 숟가락을 들기 전에 모두를 쭉 훑어보더니 마지막으로 유가현에게 시선을 고정하며 다정하게 웃어보였다. “세월 참 빠르네, 우리 막내딸이 시집 갈 나이가 다 되고. 석열이도 그렇고 한진이도 약혼녀 데리고 왔으면 온 가족 다 모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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