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2장
허나 그런 신서찬의 기대가 무색하게 유가현이 등 뒤에서 웬 초록색의 약통 하나를 꺼내들었다.
뚜껑이 열리자 마자 퍼져오는 은은한 약 냄새.
“?”
의구심에 가득 찬 신서찬의 눈빛을 뒤로 하고 유가현이 짙은 갈색의 연고를 손바닥에 덜더니 조심스레 몸 구석구석 남겨진 키스마크 위에 발라주기 시작했다.
“오빠, 내가 어제 친히 의사 선생님한테 물어본 거야. 이게 어혈도 삭여주고 흔적도 빨리 없애준다네? 내일이면 아마 말끔히 사라질텐데 어때? 기분 좋지?”
놀리는 듯한 말투에는 어떻게든 증거를 인멸해 버리겠다는 결의가 담겨있었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 더이상 충동으로 저지른 병원에서의 일을 들키면 안 됐으니까!
”......”
젠장, 난 방금 뭘 기대한 거지?
유가현이 잔뜩 실망한 신서찬의 눈빛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오빠 왜? 내 서프라이즈 싫어?”
남한테 해주는 인생 첫 마사지인데!
신서찬이 한숨을 푹 내쉬고 이를 갈며 겨우겨우 두 글자를 뱉어냈다.
“좋! 지!”
기분이 좋아진 유가현이 열심히 마사지를 해주기 시작했다.
오빠 미안! 어제 영상으로 벼락치기 공부 한 건데 오빠가 내 첫 실험용 쥐가 되어줘!
“오빠 움직이지 마, 내가 최대한 부드럽게 해줄게!”
몸을 맡기고 창가 쪽으로 고개를 스윽 돌린 신서찬의 얇은 입술이 스윽 올라갔다.
“아파? 더 살살 할까? 아니다, 힘 좀 줄테니까 오빠가 참아!”
“헤헷 오빠 복근 촉감 장난 아닌데?”
“오빠! 나 칭찬해 줘!”
“......”
“진! 짜! 너무 잘한다!”
유가현이 깜빡 잊고 닫지 못한 문 틈 사이로 하필이면 지나가던 박정우가 그 모든걸 들어버리고 한다.
특히나 이를 꽉 악물고 뱉어내던 보스의 마지막 한 마디.
이게 무슨......?
박정우의 턱이 도통 다물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금 그렇고 그런 대화를 들어버린 건가?
아! 내 귀!!
겨우 이틀 잠잠한가 싶더니 또또!
아가씨는 진짜 맹수가 따로 없으시구나!
한심한 상사가 걱정된 박정우는 급해서 혼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안 돼!
화 내시면서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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