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장
그들은 완전히 패배했다.
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여자의 주량이 이 정도라는 사실을 믿지 않았을 것이다.
“이사님들, 고 차장, 다들 왜 안 마셔요? 술 그만 마실 거죠? 그렇다면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정가현은 순간 주도권을 잡고 상대들에게 술을 권하려고 했다.
그러자 세 이사는 다급히 엄격한 눈빛으로 고은숙을 노려보더니 정가현을 해결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더는 마실 수 없다. 더 마시다간 그들은 곧 쓰러질 것이다.
고은숙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이대로는 방법이 아니다.
다행히 식사 장소에 오기 전 박세율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그녀에게 무색무취의 좋은 물건 한 봉지를 주었다.
장 이사에게 눈짓을 하자 장 이사는 이내 눈치를 채더니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정 부장, 우리 시나리오 배역 계획에 대해서 본 적 있어?”
정 부장은 서류를 꺼내 정가현에게 넘겨주었다.
“최신 버전이니 한 번 확인하고 어울리는 배우로 추천해.”
정가현은 서류를 넘겨받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쨍그랑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의 와인잔은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이때 고은숙이 다급히 사과했다.
“죄송해요, 부장님.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제가 지금 좀 많이 취해서...... 당장 새것으로 가져올게요.”
정가현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지만 굳이 막지 않았다.
잠시 후 고은숙은 새 와인잔에 와인을 가득 따라 그녀에게 넘겨주었다.
그러더니 또 장 이사와 눈빛을 주고받더니 술잔을 높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정가현은 잠시 거절했다.
“서두를 것 없어요. 이 잔은 오늘 밤의 엔딩술로 하죠.”
장 이사는 그녀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맞장구를 쳤다.
“그래, 그래. 미인이 뭐라면 뭐인 거지.”
“캐릭터 리스트를 봤는데 여기 문제가 좀 있는 것 같네요.”
그녀는 아무런 내색도 없이 슬그머니 술잔의 위치를 옮긴 후 몸을 일으켜 서류를 장 이사에게 넘겨주었다.
그녀의 화끈한 몸매에 세 이사의 눈빛은 밝게 빛났다.
서류를 올려둘 곳이 마땅치 않아 그녀는 가장 가까운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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