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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장

극심한 고통에 정신없어 하는 사이, 유가현이 재빨리 가면을 벗겨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며 몇초간의 정적이 흘렀다. 유가현이 충격에 휩싸인 표정으로 그의 얼굴을 쳐다봤다. 눈만 똑같은걸 빼곤 이목구비가 거의 다 변해 있었으니까. 그저 변서준과는 절반 정도나 닮은 얼굴이었다. 그러면 그 눈빛은? 그 눈치채기 어려운 작은 행동들은? 분명 변서준이 맞다! “당신, 얼굴이 왜 이래? 설마 이것도 가면인건가?” 본모습을 숨기고 있다 여긴 유가현이 그의 얼굴을 마구 꼬집어댔다. 그때, 신서찬이 유가현의 작은 손을 덥석 낚아채며 진지하게 말했다. “난 신서찬이니까! 줄곧 신서찬이었으니까!” “아니! 못 믿어! 당신 성형한 거지? 얼굴 갈아끼우면 내가 못 알아볼줄 알았어? 그럴거면 눈까지 파서 다른 거로 갈아끼우지 그랬어!” 유가현이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하필이면 닮았다는 이유를 빼곤 딱히 증명할게 없었으니 말이다. 문득 변서준의 등에 남아있던 채찍 자국과 화상 자국이 떠오른 유가현이 냅다 신서찬의 옷을 들춰올렸다. “아가씨 벌써부터 옷 들추는건 너무 빠른거 아닙니까?” “닥치고 뒤 돌아! 찔리는거 없으면 시키는대로 해!” “그래요, 마음껏 들춰보시죠.” 신서찬이 팔을 들어올린채 유가현의 거친 손길을 맞이했다. 한벌 한벌이 아닌 정장까지 통째로 들어올렸을땐 넓은 어깨와 은은한 조명 아래 유난히도 반짝이는 등 가운데의 살결이 보였다. 흉터는 물론 앞서 산을 헤매며 자신을 찾으려다 큰 오빠가 보낸 사람들과의 육탄전에서 생긴 칼자국마저 신서찬에겐 보이지 않았다. 유가현의 눈동자가 갈 곳을 잃었다. 천천히 손을 놓은 유가현이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더니 침대에 털썩 주저 앉았다. 온 몸이 숨 막힐듯한 실망감으로 가득 메워졌고 이성도 차츰 제자리를 찾아왔다. 변서준은 죽었다. 유골이 안장되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지켜보고서도 왜...... 게다가 변서준과 신서찬의 집안 배경은 하늘과 땅 차이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했다. 찢어지는 심장의 고통이 몰려왔다. 겨우 만났는데 또다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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