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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장

허리를 목각마냥 꼿꼿이 편 신서찬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한채 그대로 앉아있었다. 이 다음엔? 또 무슨 경악스러운 행동을 할까? 뺨을 돌려치려나 아님 또 허리를 뻥 차버리려나? 1도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 사이, 살포시 그의 허리를 두 팔로 감싼 유가현의 눈에 셔츠 옷깃에 묻은 핏자국이 보였다. 환하게 웃던 유가현의 얼굴이 점차 서글픔으로 바뀌었다. “왜 꿈에서도 다치도 다녀! 감히 누가 이렇게 만들었어! 내가 죽여버릴라니까!” 하루 종일 절망에 잠식되어있던 신서찬은 그 말 한 번에 사르르 녹아내렸다. 자신을 다른 누군가로 착각했다는걸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서찬이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괜찮아, 안 아파.” 유가현이 입꼬리를 축 늘어뜨렸다. “내가 마음이 아프잖아.”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쇄골에 생긴 옅은 상처에 유가현의 입술이 또 한번 닿았다. 마치 그루밍을 해주는 아기 고양이마냥. 분명 방금 전까지 포악하기 그지 없었는데 순식간에 이렇게 나긋해 지다니. “가현아 너......” 신서찬이 어버버거리며 유가현을 내려다 봤다. 쇄골에 닿은 입술이 마치 달콤한 꿀마냥 온 마음을 물들였다. 신서찬이 절대 놔주지 않겠다는듯 유가현의 허리를 꽉 감쌌다. 감동과 놀라움과 다시 잃을까봐 겁나 하는 복잡한 감정들을 안고 말이다. 이 순간 만큼은 시간이 그대로 멈춰줬으면 했다. 이기적이게도 가현이가 이토록 사랑하는 사람이 영원히 나 하나이길 바라고도 있었다. “좋아?” 신서찬이 부드럽게 유가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웃었다. “너무 좋아.” 유가현이 신서찬의 품에 쏙 들어와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려 은은한 시가향을 맡았다. “그럼 매일 밤마다 나보러 와야 돼 알겠지? 안고 싶고 뽀뽀하고 싶고 같이 자고도 싶단 말이야......” 마지막으로 갈수록 소리가 점점 줄어들었다. 그의 아기 고양이는 그렇게 또다시 잠에 들어버렸다. 한 가지 다른건 이번엔 품에 안겨 유독 더 단잠에 빠진채 한 번도 깨지 않았다는거다. 신서찬은 그 자세 그대로 몇시간을 옴짝달싹하지 않았고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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