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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장

안주인인 유서원은 줄곧 아무 말도 하지 않은채 다정한 눈길로 딸을 바라보고 있었고 다른 이들 역시 더는 함부로 입을 열지 못했다. 허나 유가현은 달랐다. “삼촌, 말만 그렇게 하시지 말고 증거를 내놓으셔야죠. 삼촌네 가족이랑 송연이가 같이 손 잡고 저 괴롭히는데 저도 당하고만 있을순 없잖아요.” 유세흥이 말하기도 전에 송연이가 먼저 얼굴을 울그락 불그락거리더니 울먹거리며 유서원에게 말했다. “여보, 쟤 좀 봐요! 내 이름까지 막 부르고 전혀 날 존중하지 않는다니까! 이젠 내가 자기 괴롭힌다고까지 하잖아요!” 머리가 지끈해난 유서원이 윽박질렀다. “당신 끼어들데 아니니까 조용히 좀 해.” 송연이가 입을 삐죽 내밀며 다시 유서원의 뒤에 섰고 유서원은 그제야 유세흥을 보며 말했다. “세흥아, 가현이 말이 맞다. 말만 하지 말고 증거를 내놔야지.” “형님, 가현이가 나 납치해서 어딘지도 모를 지하실로 데려갔는데 그 뒤엔 당연히 말끔하게 처리했겠지. 증거가 어디 있겠소.” 유세흥이 이내 눈물을 뚝뚝 떨궜다. “알잖아 형님도, 내가 조카 늘 아끼고 사랑했다는거. 욕심도, 야망도 없는 내가 왜 가현이를 이렇게 몰아붙이겠어.” “그건 아니죠.” 유서원 대신 유가현이 먼저 입을 뗐다. “삼촌 진작에 저 죽이려고 유림더러 연승훈 협박하게 했잖아요. 아직 잊지 않으셨죠?” 유세흥이 콧방귀를 뀌었다. “너도 말만 하지 말고 증거를 내놓지 그래!” “당연하죠, 저한텐 증거가 있거든요.” 유가현이 생글생글 웃으며 가방에서 서류 봉투 하나를 꺼내 유세흥에게 건네줬다. 유세흥이 눈을 파르르 떠는 순간, 유림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 “연승훈 증언 밖엔 없을텐데 그것도 증거 불충분이지!” 유가현이 입에 문 막대사탕을 빼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머, 유림 오빠는 벌써 내 손에 있는 증거가 뭔지 봤구나!” 그 말에 사건의 내막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 다른 이들까지 점차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흠칫 놀란 유림이 이내 침착하게 말했다. “국정원에서 일하는데 당연히 알지, 연승훈이 반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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