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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장

정가현이 하성훈에게 손을 저어보이자 하성훈이 스케치북 하나를 가지고 와 남자의 진술에 따라 몽타주를 그려내기 시작했다. 자세히 들여다 봤지만 누구인진 모르겠다. “이것 빼고 다른 정보는요?” 깊은 생각에 잠겨있던 남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있습니다, 아가씨께서 사고를 당하기 하루 전 저희 측에서......” 정보의 수가 많진 않았지만 꽤나 유용하긴 했다. 정가현이 몸을 일으켜 남자에게로 걸어가더니 허리를 숙여 그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괜찮네, 흉터 자국도 있고 까무잡잡하긴 한데 이목구비는 똑 부려졌으니까. 오늘부터 유시환 씨예요 그 쪽은.” “네? 저도 이름이 있는데요......” 정가현이 피식 웃어보였다. “난 당신 이름 알 필요도 없고 안다고 해도 기억조차 못할테니까 보디가드로서의 코드네임 같은거라고 생각해요.” 유시환이 놀라운 듯 자리에 굳어버렸다. 보디가드 이름들의 유래가 이거였단 말인가? 상당히......제 멋대로이군. “상처 다 나았다 싶으면 나한테 와서 보고하세요, 알겠습니까?” “네.” 유시환과의 얘기를 끝마치고 방에서 나오니 유한진이 1층 거실에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정가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애송아, 그 쪽 사람인데 일부러 잘 보이려고 네 경계심 무너뜨리는거면 어떡해?” 정가현이 유한진의 곁에 자리 잡으며 여유롭게 웃어보였다. “걱정 마, 내가 기회 봐서 떠볼거니까. 일부러 잠입한 스파이라고 해도 곁에 두면 그 쪽 동선 파악하긴 더 쉬운거 아니야?” 유한진이 말문이 막혔는지 대답을 하지 못했다. 논리상으로 따지면 문제 될거야 없지만 이렇게 하는게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거라는 생각은 못하는걸까? 한숨을 쉬고 있던 찰나, 정가현이 몽타주가 그려진 스케치북을 건네며 말했다. “고용인들 상황 잘 아는건 큰 오빠니까 오빠가 전달해 줘, 인적사항 중에 이런 사람 있는지.” “그래.” ...... 늦은 밤, 해안 저택. 주방에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던 변서준에게 익숙한 새소리가 들려왔다. 박정우였다. 고개를 돌려 주방 쪽 창문을 열었을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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