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1장

모든 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변서준에게로 향했다. 그럼에도 변서준은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약간은 빈정거리며 말했다. “별건 아니고 팀장님 아부 떠는 능력이 꽤나 대단해 보여서 감탄하는 중이었습니다.” 그건 자신을 일부러 추켜세우는 서무승을 비꼬는 것과 동시에 연승훈을 하찮게 여기는 말이기도 했다. 적대심 감도는 두 사람의 눈길이 서로에게로 닿았다. 네 쌍의 눈은 마치 당장이라도 불꽃을 내뿜을듯 서늘하고도 섬뜩하기 그지없다. 어느새 주위를 저기압으로 물들이며 누구 하나 입도 뻥긋하지 못하던 찰나, 정가현이 책상을 똑똑 두드리며 두 사람의 눈씨름을 끊어냈다. “본론은 잊지 마시죠, 제 시간은 귀해서요.” 그 말에 순식간에 서로에게서 시선을 거두며 다시 정신을 차리는 두 사람이다. 자료를 다시 한번 검토하던 연승훈이 임신미 모녀를 보며 말했다. “사모님, 정가현 씨가 주범이라고 주장하시려면 합당한 증거를 제출하셔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신다면 이대로 보낼수 밖에 없어요.” 임신미가 입술을 꽈악 깨물었다. 어제 정가현의 보디가드 무리들이 증거를 다 인멸해 버린 판에 임해정의 몸에 남은 상처자국과 집안 하인들의 증언 빼고는 더이상 내놓을게 없었으니 말이다. 부성시 경찰청에 인맥이 있으니 정가현 계집애 하나 정도는 철창 신세를 지게 할수 있다 여겼었는데. 갑자기 튀어나온 연승훈이 도무지 어쩔 방법도 없이 몰아붙이니 원. 그럼에도 임신미는 이대론 못 넘어가겠던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정가현을 쏘아보며 말했다. “인맥 좀 넓고 뒤 봐주는 사람 많다고 나대지 마, 꼬리 길면 언젠간 잡히는 법이니까!” 한껏 나른한 모습으로 손가락에 머리카락을 돌돌 감고 있던 정가현이 그 말에 눈썹을 치켜들었다. “사모님 말씀이 맞으셔요. 제가 꼬리 밟히게 될 날이 언제일진 모르겠지만 하나 확실한 건 임씨 가문은 편하게 지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거네요.” “저게!” 울화통이 치밀면서도 조상들의 피땀으로 이어져 내려온 가문을 생각하곤 이를 꽉 악물며 추궁하는 임신미다. “그래, 내 딸 일부러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