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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장

두 사람은 함께 건물에서 가장 조용한 비상구 통로로 갔다. 박정우와 박천일이 데리고 온 비서는 각각 통로 양쪽을 지키고 서있었다. 박천일은 통로의 난간에 편히 기대어 물었다.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검은 눈으로 그를 노려보는 변서준은 표정이 차가웠다. "만약 당신 여동생이랑 가현이가 안 맞아서 어울리지 못하면, 누구 편 들어줄 거예요?" 잠시 생각에 잠긴 박천일이 대답했다. "그럴 리 없어요. 세율이는 이미 가현이의 신분을 알고 있어요. 세율이가 유한진에게 관심 있는 한, 가현이와 싸우지 않을 거예요." "확실해요?" 변서준은 코웃음치며 말했다. "내가 알기로는, 유한진과 박세율이 약혼한지 2년이 지났는데, 아직 결혼식을 못 올린 건 유한진이 동의하지 않아서잖아요. 얼마 전에 유한진이 파혼하려는 걸 박 회장님이 겨우 말려서 계속 버티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왜요?" 박천일은 그가 이런 말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가현이의 성격은 당신도 잘 알죠. 박세율이 가현이를 해친 적 있잖아요. 그것도 독한 수단으로. 가현이는 평생 박세율과 화목하게 지낼 수 없을 것이고, 박세율도 지고 못하는 성격이니까, 여동생과 가현이 중에 한 사람만 선택해야죠." 그의 말을 들은 박천일은 화가 났다. "당신 이건 무슨 질문이에요? 둘 다 선택하면 안된다고요? 두 사람 사이는 내가 나서서 화해시킬 거예요." 변서준은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가현이를 많이 좋아하는 건 아니네요. 당신을 스스로를 마비시키는 것 뿐이에요. 여동생은 언제가 결혼하게 될 텐데, 이런 일로 망설이다니, 당신은 가현이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아요." "하, 어울리지 않는 사람은 당신이죠. 가현이와 계약한 그날부터 당신과 가현이는 영원히 재결합 가능성이 없다는 게 확정되었어요." 변서준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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