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1장

그는 지난밤에 몹시 피곤한 것 같았다. 지금 매우 깊이 잠들고 있었다. 정가현은 잠시 그를 눈여겨보았다. 왼쪽 볼에 손바닥 자국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고, 약간 부어 있으며, 입가의 핏자국도 닦지 않은 채 있었다. 그 전체적인 모습은 비참해 보였는데, 그녀와 크게 다를바가 없었다. 비록 어젯밤에 그녀는 뒷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힘이 빠졌지만 지금 상황으로 볼 때, 변서준은 그녀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입꼬리를 오므리더니, 입안에서 갑자기 단맛이 느껴졌다. 포도당의 맛인가? 분명히 커피에 약을 탄 건 그인데, 지금에 와서 다시 착한 척을 하고 있다니. 허허. 정가현의 눈동자에는 한기가 얼음처럼 차갑기 그지없었다. 자기에게 자각극을 보여주는 거야? 기다려! 그녀는 욕조에서 나와 그를 깨우지 않고 살금살금 욕실을 나갔다. ...... 변서준은 등 뒤쪽의 극심한 통증으로 깨어났다. 그는 욕조 옆에 기대어 있는 자세로, 팔이 거의 빠질 정도로 자고 있었다. 어젯밤에 정가현의 열을 내리느라고 자기에게 약을 바르는 것을 잊었다. 게다가 실수로 날카로운 침대 모서리에 부딪혀서 등이 더 부은 것 같았다. 그는 한숨을 내쉬고 몸을 일으켜 앉았는데, 순간 욕조 안의 사람이 없어진 것을 발견하였다! 그녀는 언제 깨어난 건가? 그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보아하니 023이라는 이 특효약은 확실히 그의 민감도를 많이 떨어뜨린 것 같았다. 그는 일어나 세면대 앞으로 가서, 거울을 보며 입가의 핏자국을 닦은 후, 아래층으로 내려가 정가현을 찾으러 갔다. 거실 안의 분위기는 매우 억압적이었다. 정가현은 두 손을 가슴 앞에 포개고,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소파에 앉아 있었다. 유시일, 유시호, 유시우, 유시빈, 네 명의 경호원은 소파 뒤에 규칙적으로 서 있었고,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하는 성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변서준은 내려오자마자 사람을 잡아먹을 것 같은 상황으로 봐서, 올 것이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다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