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장
인기도와 배역 적합도에 따라 정가현이 후보들을 걸러내기 시작한다.
“남자 쪽은 탁성화 쪽이 낫겠다. 이 자식 평소엔 장난기 많아보여도 일단 슛 들어가면 누구보다 진지하잖아 연기도 잘하고. 구이정이랑 윤지영도 이 두 배역이랑 잘 어울릴것 같은데......”
그렇게 한참동안의 의논이 끝나고 박천일도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두 사람 같은 생각하고 있을줄은 몰랐네. 이만하자, 너 오늘 주짓수까지 해서 힘 쏙 뺐을텐데.”
정가현은 아무말 없이 덤덤하게 웃어보이지만 박천일은 찰나의 순간에 비친 피로를 바로 캐치해낸다.
“아무리 힘들어도 건강은 챙겨. 이런 일은 사실 네가 직접 나서지 않아도 되고......남자한테 기대고 의지해도 돼.”
의미심장하게 말하며 정가현의 어깨를 토닥여 주기도 전에 정가현은 몸을 홱 돌려 소파로 가버린다.
남자한테 기대고 의지하라고?
3년을 기대고 의지한 대가가 뭐였더라?
세상에 믿을건 자기밖에 없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그렇지만 박천일에겐 티내고 싶지 않았다.
“걱정 마, 나도 잘 아니까.”
박천일은 무안한 손을 다시 거둬오며 몇 마디 더 거든뒤 사무실을 나간다.
정가현은 박천일이 나가자 마자 소파에 몸을 웅크리고 눕는다. 온 힘을 다 써서 상대하느라 힘이 쏙 빠졌으니 잠깐 눈이라도 붙여야겠다.
겨우 5분도 지나지 않아 서미미가 다시 문을 두드린다.
“부장님! 도련님한테 일 생기셨어요!”
겨우 소파에서 일어난 정가현이 서미미의 보고를 들으며 급히 촬영장으로 향한다.
이번 드라마 감독은 성질 괴팍하기로는 업계에서 거의 1,2위를 다투는 사람이란다.
앞선 계약 조항중에 마음에 들지 않은 구석이 있었는지 강제로 탁성화를 촬영장에 발묶어두고 일부러 촬영시간을 질질 늘리고 있었다는거다. 탁성화가 어디 쉽게 타협이라는걸 할 앤가, 그렇게 두 사람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싸우기 시작했다.
촬영장에 들어서자마자 싸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감히 나더러 공짜 인력이 돼라? 인터넷에 이 짓거리 하는거 확 까발려 줄까? 그러고도 당신이 업계에 발 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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