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화
박진호는 그대로 얼어버렸다. 겨우 마른침을 삼키며 무언가를 참는 것 같았다.
그 차가운 얼굴은 평소와 다를 바 없었지만 자세히 보면 붉어진 귓불 위에 가볍게 깨문 흔적이 생겼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긴장하지 마요. 부드럽게 할게요.”
심민아가 박진호의 옷을 풀어헤치며 손가락 끝으로 박진호의 목젖을 매만졌다. 그리고 대수롭지 않게 박진호의 복근을 쓸어내렸다.
역시 울퉁불퉁한 복근은 촉감이 너무 좋았다.
박진호는 약간 이상하다고 느꼈다.
박진호가 해야 할 말을 심민아가 먼저 한 기분이었다.
“너무 급한 거 아닌가요?”
급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심민아가 계속 원해왔던 사람이 눈앞에 있으니까 말이다.
심민아는 웃으면서 얘기했다.
“박 대표님 천천히 하시는 걸 좋아하나 봐요? 알겠어요.”
박진호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심민아가 작은 손으로 박진호의 머리를 붙잡고 부드러운 입술 위에 키스했다.
“박 대표님도 급해 보이는데요?”
“...”
심민아는 마치 구미호처럼 사람의 마음을 홀렸다.
은은한 차향과 달달한 밀크티 향기가 두 사람 사이에서 섞였다. 방 안의 온도는 어느새 후끈 뜨거워졌다. 공기 중에는 핑크빛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심민아는 천천히 박진호의 입술에 키스하더니 천천히 아래로 입술을 옮겼다.
턱, 목젖, 그리고 쇄골까지.
박진호는 심민아가 넘어지지 않도록 허리를 꼭 잡아주었다.
심민아는 키스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박진호는 이미 그 어리숙한 움직임에 호흡이 거칠어졌다.
울퉁불퉁한 근육 위로 남겨지는 입맞춤의 흔적들이 너무 야하게 느껴졌다.
눈매가 붉어진 박진호는 애써 끓어오르는 욕망을 참으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고개를 든 심민아는 박진호의 얼굴과 귀가 새빨개진 것을 발견했다.
공기도 후끈 달아올랐다.
심민아는 심장 박동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이성의 끈은 이미 끊어진 지 오래였다.
심민아가 박진호의 벨트를 풀려는 순간 박진호가 갑자기 심민아를 안아 들었다.
테이블 위의 물건들은 이미 다 흐트러져 있었다.
박진호는 심민아를 테이블 위에 눕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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