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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화

하준은 전혀 아프지도 않은지 고개를 숙여 여름을 내려다 보았다. “물어. 전에 그런 말 한 적 있지? 꼬집어 주고 싶을 만큼 사랑한다고.” “……” 여름은 혀를 깨물어 버리고 싶었다. ‘대체 그게 언제 적에 했던 말인데 아직까지 기억을 하고 있어? 하마터면 기억력에 이상 생긴 줄 알 뻔했는데 아니네.’ “왜 더 안 꼬집어? 나 아플까 봐?” 하준이 아기 고양이를 쓰다듬듯 조심스러운 손길로 여름을 쓰다듬으며 귀에 착 감기는 저음으로 속삭였다. “괜찮아. 난 안 아파. 사랑하는 만큼 실컷 꼬집어.” 여름은 마음이 답답했다. 이제 꼬집으면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할 것이고 가만 두면 마음이 아파서 차마 꼬집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할 테니 아무리 해도 이 상황에서 말로는 하준을 이길 수가 없었다. “자자.” 하준은 여름을 꼭 안은 채로 불을 끄더니 누웠다. 여름의 몸에서 나는 채취를 맡으며 하준은 곧 잠에 빠졌다. 그러나 여름은 잠이 오지 않았다. 배가 고팠다. 저녁에 백소영과 나가서 잔뜩 먹고 왔는데 11시도 안 된 시간인데 벌써 배가 다 꺼져서 참을 수가 없었다. 다음날. 여름이 일어나 보니 벌써 9시였다. 처음으로 이렇게 늦잠을 잔 것이다. 여름은 급히 뛰어 내려갔다. 소파에서 신문을 보던 하준이 벌떡 일어났다. “오늘은 내가 된장 끓여놨는데 데워….” “최하준 씨, 내 알람 당신이 껐어요?” 여름은 화가 나서 말을 끊었다. “아무리 울려도 안 일어 나길래 내가 껐지.” “거짓말! 난 알람 울리는 순간 바로 깬다고요.” 여름은 있는 대로 화가 났다. 자신이 그렇게 알람도 못 듣고 자는 타입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막 깨서 부스스한 머리에 눈을 있는 대로 동그랗게 뜨고 화가 나서 발그레해진 여름의 뺨은 정말이지 너무 사랑스러웠다. 하준은 웃음이 절로 났다. “어, 당신이 그럴 줄 알고 내가 아까 증거로 다 녹화해 두었지.” 영상 속에서 여름은 하준의 팔을 베고 아주 달게 자고 있었다. 잠시 후 알림 소리가 울리자 여름의 눈썹이 꿈틀하더니 이불을 홱 감고는 하준의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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