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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화

여름의 눈에 큰 침대에서 편안히 잠든 하준이 보였다. 그런데 지다빈이 하준 곁에 반쯤 누워 있었다. 두 사람은 손까지 꼭 잡고 있었다. 인기척을 느낀 지다빈이 벌떡 일어나 앉더니 여름을 보고 불안해했다. “저, 오해하지 마세요….” 여름은 아무 말 없이 와락 달려들더니 지다빈의 어깨를 뒤로 밀쳤다. “처음부터 수상했어. 간호하라고 했지, 누가 남의 남편 옆에 누우라고 했어?” “그런 게 아니에요.” 지다빈이 억울하다는 듯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뭐가 아닌데?” 여름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어제 내가 나가라고 분명히 말했을 텐데 하루도 안 돼서 다시 들어와서는 이제 여주인 행세를 해? 수치심이라는 걸 모르나?” “아, 시끄러워.” 침대에서 자던 하준이 갑자기 깼다. 피곤한 듯 일어나 앉던 하준의 눈에 눈물을 뚝뚝 흘리는 지다빈과 기세등등하게 서 있는 여름이 들어 왔다.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하준이 노기 어린 눈으로 여름을 쏘아 보았다. “집에 오자마자 사람부터 잡다니 내가 우스워 보여서 이럽니까?” 여름은 눈이 커졌다. ‘그러니까, 나는 집에 와서 다른 사람이 남편이랑 손을 잡고 침대에 누워 있는 꼴을 보고도 가만히 입 다물고 있어야 한단 말이야? 내가 지금 이 모든 진상을 알고도 어떤 마음을 그러 모아서 집으로 돌아왔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래도 아픈 사람이라고, 아무리 내 마음이 아파도 이 고비는 넘고 다음 일은 다음에 생각하자 다짐하며 돌아왔는데. 내가 둘의 연애를 방해했다 이거야?’ “지다빈 씨 왜 여기 있어요?”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여름이 지다빈을 가리켰다. “어제 나가라고 하지 않았어요?” “내가 내보내고 싶으면 내보내고 들이고 싶으면 들일 겁니다. 내 마음이지.” 하준의 눈이 분노에 벌겋게 달아올랐다. ‘지다빈을 내보내라고? 저는 나 몰래 나가서 양유진이랑 아이스크림이나 먹으면서 공공장소에서 희희낙락하다 들어온 주제에 지금 내 기분이 어떤지는 알고 저러는 거야?’ “그래, 알겠어요.” 상처 받은 여름의 심장은 이제 아주 너덜너덜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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