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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화

구 이사는 하준의 가족들이 정색하는 모습을 보니 전혀 하준을 도와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아챘다. “뭐 별 건 없고, 내 손을 이 지경 만들어 놨으니 나도 당신 손 한 번 꺾으면 되지 않겠어? 그리고, 당신 마누라가 날 꼬드기려고 교양 없이 굴어서 우리 마누라가 화가 났으니까 뺨이나 한 대 맞으시던지.” 여름이 그 말을 듣더니 웃었다. “내가 그쪽을 꼬드기려고 들었다고? 입으로 무슨 말을 못 해? 내가 그쪽에 손을 댔는지 안 댔는지는 여기 사방에 CCTV가 잔뜩 있으니까 확인해 보면 되겠죠.” 구 이사가 버럭 화를 냈다. “무슨 소리야? 내가 너 같은 거에게 누명을 씌웠다 이건가?” “구 이사 같은 사람이 굳이 당신 같은 사람에게 누명을 씌울 이유가 있나? 일이 이 지경이 됐는데도 인정을 안 하다니 그냥 한 대 맞아도 싸지 싶은데.” 도 대표가 옆에서 말을 보탰다. 서유인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끼어들었다. “얼른 사과 드려. 다음부터는 그런 짓 좀 그만하고.” 여름의 입가에 비웃음이 떠올랐다. “알겠네. 오늘 다들 우리 부부를 손보려고 작정했군. 진상이 어떤지는 다들 관심 없었어.” “강여름 씨가 그렇게 생각한다니 뭐 어쩔 수가 없군요.” 추성호가 느긋하게 말을 받았다. “하지만 잘못했으면 응당한 대가는 치러야 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모든 시선이 최하준에게로 향했다. 한 때 모두가 우러러보던 신과 같은 남자였다. 그런 신 같은 남자가 하늘에서 떨어지니 다들 몰려와서 한 번 밟아보며 남의 불행을 즐기려고 들었다. 그런 시선을 모두 받으며 하준의 깊은 눈이 가족에게로 향했다. “다들 저 사람들 말이 일리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가족들에게는 하준이 도움을 청하는 것으로 보였다. 장춘자가 못 참겠다는 듯 입을 열었다. “내 생각에는….” “잘못을 저질렀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최대범이 장춘자의 어깨를 잡으며 말을 받았다. “우리가 잘못 가르쳐서 저 녀석을 너무 기고만장으로 만들었어.” 최민이 득의양양하게 웃었다. “하준이도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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