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화
일이 어떻게 이렇게 절묘하게 벌어졌나 싶어 여름은 깜짝 놀랐다.
“나쁜 놈이 업보를 받은 거지.”
윤서가 통쾌하다는 듯 말했다.
“야, 그 인간이 어제 그 큰 입찰을 준비하느라고 사람이며 돈이며 써가며 얼마나 오래 준비를 했겠니? 누군가에게 밉보인 거야.”
여름 생각에도 그랬다. 강여경이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은 셈이 되었으니 쌤통이다.
******
TH 디자인그룹.
화가 난 강태환이 사무실에서 재떨이를 집어 던졌다.
강태환이 이렇게 화를 내는 걸 처음 본 강여경은 놀라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어젯밤 회사의 고위급 간부들이 여경의 입찰 성공을 축하하는 파티를 열어주었는데 오늘 득의양양해 출근해 보니 성 회장이 잡혔다는 소식이 들렸다.
성 회장에게 뇌물을 준 사실이 드러나면 어쩌겠는가.
“엄마⋯.”
강여경은 당황해서 이정희를 쳐다봤다.
이정희가 강여경의 어깨를 감쌌다.
“괜찮다. 네 아빠가 저 자리에 있은 지가 몇 년인데, 이 정도 일은 무마할 수 있다.”
“무마는 한다고 쳐도 TH의 명예에는 심각한 타격을 받아.”
강태환이 언짢은 듯 말했다.
이정희가 강태환에게 눈을 한 번 부라렸다.
“그래도 우리 여경이는 상관없어요. 이번 일을 얼마나 깔끔하게 잘 처리했다고. 누가 대표로 나갔어도 이런 일은 벌어졌을 거예요. 어쨌든 누군가가 성 회장을 처리하려는 거지, 뭘.”
“나도 딱히 여경이를 나무라려는 게 아니라⋯.”
강태환이 말을 하는 중간에 상무가 급하게 들어왔다.
“방금 주최 측에서 일전에 얘기가 되었던 경동체육관 건을 취소한다고 연락해 왔습니다. 해진 인터내셔널호텔에서도 저희 쪽은 배제하겠답니다.
강태환은 혈압이 올라 머리가 아팠다. 그 프로젝트는 TH가 2년을 공들여온 프로젝트로 이제 수주를 코앞에 두고 있었다.
상무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S에서 열리는 엑스포 신청도 거절당했습니다. 회장님, 우리 회사가 어디 밉보인 거 아닙니까? 이거 누군가가 배후에서 우리 TH를 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강태환의 몸이 휘청했다. 엑스포는 TH가 국제무대로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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