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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화

”좋아요. 솔직하게 말하죠.” 하준이 여름의 손을 잡아 턱 밑으로 가져갔다. “사실 서유인을 만났던 건, 당신하고 너무 닮아서였습니다. 동성에 간 이후로 나는 강여름을 마음에서 내려 놓아본 적이 없어요.” ‘날 마음에서 내려놓은 적이 없다고…?’ 서울에 온 이후로 하준의 입에서 나온 말 중 가장 자연스럽고 가장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말이었다. 심장박동이 점점 빨라졌다. 여름도 처음 서유인을 만났을 때 자신과 조금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최하준이 그것 때문에 서유인을 만났었다니 뜻밖인걸. 어쨌든 최하준은 동성을 너무 갑자기 떠났어. 날 믿어주지 않아서 너무 상처받았다고.’ “날 속일 목적으로 접근했고, 당신이 날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다면 그냥 당신과 닮은 사람과 결혼해 버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가 당신과 배다른 자매였을 줄이야.” 하준의 눈에 복잡한 심경이 비쳤다. “벨레스에서 강여름 씨를 보고 나니 더 이상은 서유인에게 아무런 마음도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서유인이랑 별장에는 잘만 왔으면서. 아참, 지난번에는 할아버지 생신잔치에도 왔었지. 아주 옆에 서유인을 데리고 얼마나 거들먹거리고 왔었는지는 잊어버리셨나 봐.” 그 일을 생각하니 여름은 부아가 치밀었다. “당신은 별 신경 안 썼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주 매번 모욕적이었다고요.” 하준이 이상한 시선으로 여름을 쳐다봤다. “당신이 보고 싶어서 간 거 아닙니까? 내가 누구 생일 잔치 같은 데 다니는 사람인 줄 압니까? 당신이야말로, 이혼도 안 했는데 양유진을 약혼자라고 데리고 가서 부모님 만나고, 같은 테이블에서 애정 행각 벌이고 있는 두 사람 보는 내 기분은 생각이나 해 봤습니까?” “……” 의기양양한 하준을 보니 어이가 없었다. “그러는 당신은 내 앞에서 애정 행각 안 했어요?” “내가 벌이는 애정 행각을 신경 쓰기나 했습니까?" 하준이 콧방귀를 끼며 물었다. “…난 별로!” 여름이 시선을 피했다. 하준은 화가 났지만, 여름의 그런 모습을 보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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