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7화
”아버지, 그게 다 무슨 말씀이에요? 제가 쟁취해 내지 못하면 할아버지 할머니 돌아가시고 나서 바로 쫓겨날 거예요. 최씨 집안에는 이제 저 하나 남는 건데요.”
최양하가 비웃었다.
“나도 양하가 제대로 FTT를 장악했으면 해요. 하준이는 멋대로 그런 애랑 결혼하질 않나, 지난번에 민이 해치려고 한 거 봐요. 정신적으로도 불안하고 점점 더 마음에 안 들어요.”
최란이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지금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하준을 낳지 않고 싶을 지경이었다.
******
점심을 먹고 나서.
따스한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왔다. 여름은 눈을 감고 푹 잠이 들어 있다가 누군가가 얼굴에 입 맞추는 느낌에 깨어났다.
‘누구지?’
상대방에게서 느껴지는 차가운 오데코롱의 익숙한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아직 졸린 듯한 눈을 뜨니 한껏 클로즈업된 듯한 하준의 비현실적으로 잘 생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깼어요? 게으름뱅이네. 두 시간이나 잤어요.”
하준이 여름의 코를 살짝 꼬집었다. 마치 한창 달달한 연애 중인 연인 같은 말투였다.
여름은 잠시 동성에 와 있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가 갑자기 정신이 확 들었다.
‘하지만 동성에 있을 때도 이렇게 다정한 순간은 많지도 않았는데.’
“언제 왔어요?”
여름이 급히 일어나 앉았다. 마침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았다.
“얼마 안 됐습니다. 1시간 정도? 덕분에 당신 코 고는 것까지 보고….”
하준이 손목시계를 내려다봤다.
“거짓말! 난 코 안 곤다고요.”
자신이 코 고는 모습을 내려다보는 하준을 생각하니 어쩐지 강하게 부정하고 싶어졌다.
“잠들었는데 본인이 코를 고는지 안 고는지 어떻게 압니까?”
하준은 오랜만에 여름이 발칵 하는 모습을 보니 좋아서 더 놀렸다.
“…뭐, 코 고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이제는 누구누구가 다시는 옆에서 같이 안 자겠네.”
여름이 하준을 한번 흘겨봤다.
“당신이 내 와이프인데 내가 당신이랑 안 자면 누구랑 잡니까?”
하준이 씩 웃으며 여름에게 윙크를 해 보였다.
“됐어요, 최하준 씨. 애진작에 이혼해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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