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5화
지하실에서 곰팡내와 악취가 풍겨왔다.
하준은 안을 한 번 비춰보았다. 빛이 닿자 침대에 있는 사람이 확 움츠러들면서 손으로 눈을 가렸다.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 확인되자 하준은 조심스럽게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갔을 때 하준은 심장이 철렁했다. 하마터면 휴대폰을 떨어트릴 뻔했다.
‘이게 강여름이라고?’
처음 봤을 때 여름은 하준을 설레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누굴까? 하준은 여름을 알아보지 못 할 뻔했다.
겨우 닷새 만에 여름은 피골이 상접했다. 게다가 얼굴에는… 화농이 가득했다.
하준은 숨이 막힐 것 같은 느낌에 필사적으로 숨을 크게 쉬었다.
“왔어요?”
여름은 어둠 속에 너무 오래 있어서 빛에 너무 눈이 부셨다. 한참 만에야 눈을 가린 손을 조금 치웠다. 하준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하준에게서 나는 익숙하고 싸늘한 체취가 느껴졌다.
여름은 담담하고 평온하게 웃었다.
‘어떻게든 올 줄 알았어.
최하준은 악마니까. 악마는 그렇게 쉽게 죽지 않거든.
하지만 내 꼴을 보고 놀랐겠지?’
여름은 당황하지도 두려워하지도, 그렇다고 하준이 구하러 왔다는데 감동하지도 않았다.
죽은 물웅덩이 같았다.
하준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내내 여름을 바라보았다.
분명 눈앞에 있는 데도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왔다. 하지만 너무 늦게 온 것 같았다.
가슴 속에서 날뛰는 분노를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얼굴이, 어떻게 된 겁니까?”
“그게… 원래 상처가 있었잖아요. 밥에 뭘 넣었는지 상처가 계속 덧나더라고요.”
여름이 얼굴을 만지며 친구랑 수다라도 떠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나 지금 되게 징그럽게 생겼겠다.”
하준의 눈에 살의가 차올랐다.
‘대체 누가 사람 얼굴에 저런 악랄한 짓을 한단 말이야!’
여름이 담담할수록 하준의 죄책감과 고통은 반비례해서 커졌다. 화산처럼 폭발해 버릴 것만 같았다.
“같이 나가죠.”
하준이 갑자기 여름을 안았다. 그 큰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여름이 너무 가벼워서 무게감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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