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6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준의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 액정에 보이는 발신자는 ‘할머니’ 였다.
전화를 받으러 밖으로 나갔다.
“무슨 일이세요?”
“일 없으면 전화도 못하는 거냐? 오늘 하루 종일 뭐가 그리 바빠? 요즘 본가에 오지도 않고. 네 엄마가 왔으니 저녁에 와서 자고 가거라.”
하준이 침실을 흘끗 보더니 단박에 거절했다.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회의 참석할 시간도 없어, 유인이 만날 시간도 없어, 대체 뭘 하길래 그렇게 바쁜 게야?”
장춘자가 화를 내며 물었다.
“오늘 무조건 오너라. 다들 모여서 밥 한 끼 좀 제대로 먹자꾸나.”
하준이 차갑에 대답했다.
“모두 다 모여서 최양하를 복귀시키라고 압박하겠죠.”
장춘자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얘, 할아버지랑 내가 간신히 네 엄마를 회사 경영에서 손 떼게 만든 건 알지? 너랑 양하 둘이 바로 붙어서 경쟁하라고. 양하가 네 상대가 못 되는 건 동네 개도 다 안다. 기껏 이러고 도와주고 있는데 걔를 왜 건드렸어? 네 엄마 회사로 돌아와 봐라. 또 양하 싸고 돌아서 쉽게 쉽게 해결 안 된다.”
“…….”
하준이 콧방귀를 뀌었다.
“알겠습니다. 귀국시키죠.”
“그래, 잘 생각했다.”
흡족한 듯 장춘자가 덧붙였다.
“그나저나 나는 언제쯤 너랑 밥 한 끼 하겠니?”
“당분간은 시간이 없습니다.”
장춘자가 따졌다.
“할미랑 밥 먹을 시간도 없다니, 숨겨둔 여자 때문에 바쁜 게지? 날 바보로 아니? 여자 데려다 밤을 보냈다고 다 들었다.”
‘서유인이 분명해. 문 따고 들어온 날 감 잡았겠지. 내 측근들은 입 열면 죽거든.’
“제 나이가 몇인데 그럴 수도 있죠.”
“유인이가 있는데 그러면 못쓰지.”
“서유인에게는 관심 없습니다. 이만 들어가세요.”
하준은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다.
다음 날 아침, 여름이 아래층으로 내려와서 보니, 저택에 일하는 아주머니가 와 있었다. 전에 하준의 집에서 일했던 분이었다.
이모님이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
“회장님이 여기 와서 강여름 씨를 돌보라고 했어요.”
“고맙습니다.”
여름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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