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화
여름은 생애 최악의 순간으로 잘못 들어섰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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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 시.
포악질을 하던 하준이 퍼뜩 제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고는 흠칫 놀랐다.
여름이 고통에 웅크리고 있었다. 얼굴은 창백하고 입술에는 핏기가 없었다.
“강여름 씨!”
하준이 미친 듯이 소리쳤다.
여름은 미동도 없었다.
하준은 너무 놀라 부랴부랴 침대 위의 여름을 시트로 감싸 병원으로 옮겼다.
깊은 밤, 병원 복도.
하준은 창가에 서서 담뱃불을 붙이려고 했지만 손이 떨려서 한참이나 불을 붙이지 못했다.
“내가 해줄게.”
이주혁이 흰 가운을 입고 하준에게 다가와 담뱃불을 붙여 주었다. 복잡한 심정으로 친구를 쳐다보았다.
“감정 컨트롤이 안 되는 걸 보니 재발한 거 아닌가 싶다. 담배 피는 것도 늘었고.”
“오늘 어머니를 만났거든. 그래서 나도 모르게 완전히 정신이 나가버렸어.”
하준은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강여름은 상태가 어때?”
“산부인과에서 그러는데….”
말을 멈춘 주혁이 하준을 잠시 바라보았다.
“대체 얼마나 심하게 한 거야? 닥터 류 말로는 첫 경험이라는데, 최소 이삼 일 정도는 쉬어야 한단다.”
“뭐라고?”
하준이 휙 주혁에게 시선을 돌렸다.
“류 닥이 그러더라. 류 닥 너도 알지? 임상 경험도 풍부하고.”
주혁이 말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폭탄처럼 머릿속에서 터지는 느낌이었다. 귀에서 이명이 웅웅거렸다.
‘강여름과 양유진 사이가 깨끗했다는 말이야?
그럼, 그동안 나 혼자 오해한 거였어?’
“저… 정말로 양유진과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하준은 머릿속이 텅 비어서 아무것도 생각해 낼 수가 없었다.
‘양유진과 하룻밤을 보낸 게 아니었어?
양유진의 약혼녀였잖아.’
“류 닥이 뭐 하러 거짓말을 하겠어?”
하준의 입술이 뻣뻣하게 말라갔다. 여름은 정말 감옥에 갇힌 양유진을 구하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였던 것이다.
‘완전히 내 오해였어.’
이제와 여름에게 퍼부었던 말들이 생각나 가슴이 찢어질 듯 고통스러웠다. 후회되었다. 너무 괴로워서 두 주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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