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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화

하준은 할말을 마치고 재킷을 입고 사무실을 나가려고 했다. “그 애를 죽게 하려고 그런 데로 보낸 거 아니냐? FTT에서 널 견제할 사람이 없어지니까!” 최란이 날카롭게 따져 물었다. 하준은 잠시 멈칫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편한 대로 생각하시죠.” “널 낳은 게 너무 후회된다. 임신한 걸 알았을 때 널 지웠어야 하는데.” 최란의 목소리가 뒤에서 쩌렁쩌렁 들렸다. 하준은 엘리베이터를 탔다. 상혁은 조심스럽게 상사의 얼굴을 관찰했다.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무표정 그 자체였다. 하지만 상혁은 지금 폭풍전야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최란 부회장을 만날 때마다 늘 크게 다투는 것으로 끝이 났다. 두 사람은 악연 중에 악연임이 틀림없다. 상혁은 한숨을 쉬었다. 최란은 줄곧 아들 둘 중 하나만 편애했다. 운전기사가 차를 몰고 오자 하준은 운전석 문을 열고 기사를 내리게 했다. 그러고는 무섭게 엑셀을 밟으며 차를 몰고 떠나버렸다. 서울에서는 갈 곳이 없었다. 결국 뉴빌가든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널찍한 대저택에는 사람 그림자 하나 없이 고요했다. 하준은 곧장 여름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음이 몇 번 울리고 수신 거절이 되면서 전화가 끊어졌다. 계속해서 두 번이나 통화를 시도했지만 모두 거절되었다. “이런 식이라 이거지.” 핸드폰을 들여다 보는 하준의 눈은 시뻘겋게 불을 뿜고 있었다. ****** 호텔. 여름은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하준의 비열한 성격으로 또 뭔가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긴 했다. 그래서 연락이 오지 않을까 한참을 기다리다 아무 소식이 없자 룸서비스로 저녁을 시켰다. 저녁 일곱 시, 저녁을 먹으려는데 방문이 갑자기 ‘삐걱’ 열리더니 누군가가 발로 문을 차며 들어왔다. 하준이 성큼성큼 들어오더니 문을 쾅 닫았다. “어… 어떻게 들어왔어요?” 여름이 놀라서 펄쩍 뛰었다. “이 호텔은 우리 회사에서 투자한 곳입니다.” 하준이 손에 들고 있던 카드 키를 옆에 떨어뜨렸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왔다. “어젯밤에 잘 가르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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