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9화
“그래, 난 악마지. 선택할 기회를 주겠습니다.”
하준은 낮고 냉랭하게 웃고는 문 쪽으로 발을 옮겼다.
여름은 쓴웃음을 지었다. 최하준이 원하는 대로 상황이 돌아가는 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역시 저런 인간보다야 차라리 최하준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이런 사람과 함께 있고 싶지는 않아요.”
여름은 자신도 모르게 뒤에서 하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동시에 수치심이 온몸을 휘감았다.
하준이 차가운 눈으로 여름을 돌아보더니 여름의 손을 치웠다.
“내 집으로 갑시다.”
여름은 조용히 하준을 따랐다.
하준의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침실로 들어갔다. 침대에 앉아 있는 최하준은 은은한 조명 아래서 완벽한 실루엣을 보여주었다.
“자, 내가 아직도 가르쳐줘야 합니까?”
하준은 눈을 치켜 뜨고 입가에 사악한 미소를 띠었다.
여름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가 떨리는 입술로 키스했다.
깊은 밤, 여름이 잠에 들자 하준이 사진을 찍어 곧장 양유진에게 전송했다.
******
다음 날,
여름이 깨어보니 하준이 옆에서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편안한 파자마 차림이었다.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마주보기가 민망했다.
조심스럽게 몸을 뒤척이자 하준이 여름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서로에게 향했다. 하준은 핸드폰을 내려 놓고 허리를 숙여 여름의 새까만 긴 머리를 쓰다듬었다.
“양유진과 함께 있을 때도 이렇게 수줍어 합니까?”
“……”
여름의 얼굴에서 다시 핏기가 가셨다.
여름은 하진을 똑바로 바라봤다.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었다.
“양 대표 하고는 아무 일도 없었어요!”
하준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난 못 믿겠는데.”
툭 말을 뱉고서 드레스룸으로 걸음을 옮겼다.
여름은 베개로 저 도도한 인간의 머리를 확 짓눌러버리고 싶었다.
‘말도 저따위로 할 게 뭐야.’
잠시 후, 하준이 말끔히 옷을 차려입고 나왔다. 우아하고 젠틀한 모습으로 변신한 모습을 보고 간밤에 함께 했던 남자가 맞는지 순간 착각이 들었다.
“내 아침 식사는, 아직입니까?”
하준은 태연하게 아침 식사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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