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화
급하게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가다가 서유인과 마주쳤다.
“늦은 시간에 어딜 가? 뭐, 남자라도 만나러 가?”
짜증이 확 났다.
“친구가 취했대서 데리러 간다.”
여름은 더 대꾸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은 친구가 걱정될 뿐이다. 차를 몰고 강변으로 갔다.
호화로운 대형 유람선이 정박해 있었다.
그중 가장 규모가 큰 유람선 위로 올라갔다. 그곳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십 명 가까이 되는 남녀가 섞여서 자유롭게 떠들고 있었다. 어떤 여성들은 비키니만 입고 왔다 갔다 활보하고 있었다. 분위기에 압도당한 여름은 그저 주머니에 손을 넣어 핸드폰을 찾아 들고 윤서에게 전화하려고 했다.
그러나 발신을 누르기도 전에 뒤에서 웬 남자가 튀어나와 핸드폰을 빼앗더니 여름을 잡아 위로 끌고 갔다.
여름은 사력을 다해 반항을 해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비로소 깨달았다.
‘내가 당했구나. 근데 도대체 누구지? 여기는 아는 사람도 없고 누구한테 잘못한 것도 없는데, 혹시 위자영인가?’
위층에 다다르자 큰 소파에 블랙 가죽 재킷을 입은 미남자가 앉아있었다. 쌍꺼풀 없이 시원한 눈매에서는 빛이 나고 있었고 입술은 웃고 있었다. 바로 아까 레스토랑에서 본 그 남자였다!
“어? 당신?!”
여름이 놀라서 펄쩍 뛰었다.
“누구시죠? 제가 딱히 잘못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나한테야 딱히 잘못한 것 없지. 내 친구에게 잘못해서 그렇지..”
송영식이 부드럽게 말하며 일어섰다. 허리춤에 두 손을 얹고 있는 얼굴에는 차가운 기운이 넘쳤다.
“꽤 반반하게 생겼네. 어쩐지 하준이가 넘어갔다 했더니.”
“최하준 씨 친구예요?”
여름은 이제야 무슨 일인지 알 것 같았다. 울컥 화가 치밀었다.
“나랑 최하준 씨 일이잖아요. 왜 내 친구를 끌어들이죠? 내 친구는 어디 있어요? 당신 회사 직원 아닙니까?”
“많고 많은 게 직원인데 하나쯤 없어도 그만이지.”
씨익 웃는 송영식의 미소는 근사했지만 어쩐지 소름끼치게 무서웠다.
“임윤서 씨를 만나고 말고는 당신 하는 거에 달렸지.”
“뭘 하면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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