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화
“여름아….”
서경주는 애가 탔다.
“꼭 같이 가줬으면 한다. 내가 보이는 데 두고 지켜주고 싶구나. 네 아버지가 나라는 건 오래 못 가 알려질 거다. 나와 네 엄마와의 관계를 아는 사람이 많았으니까.”
여름이 흠칫 놀랐다
정호중이 거들었다.
“벨레스는 자산이 상당하단다. 그 집 사람들이 모두 노리고 있지. 서경주 회장의 딸이니 당연히 네게도 상속권이 있어. 돈이라면 무슨 짓이든 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아둬라.”
여름은 화가 나고 어이없었다. 돈, 재산 그런 건 자신도 아쉽지 않았다.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가 부담스러울 뿐이었다.
“뭐, 서두르지 마십시오. 제가 설득할 테니. 이제 강신희 씨 묘소에 가보시죠.”
정호중이 화제를 돌렸다.
여름도 함께 가겠다고 했다. 가는 길에 서경주는 여름에게 강신희와 사귈 때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하지만 여름은 그다지 감흥이 없었다. 다만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럼 그때 왜 엄마랑 헤어지신 건가요?”
“20년 전, 내게는 아무것도 없었단다. 가족들에게 속아 어쩌다가 지금 아내인 위자영과 관계를 맺게 됐어. 네 엄마는 그걸 알고 바로 떠났어.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들었다.”
서경주의 얼굴에 씁쓸함이 묻어났다.
“그 뒤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구나. 위자영이 아이를 가졌고 책임을 지기 위해 난 결혼에 동의했다.”
여름은 그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혐오스러웠다.
‘무슨 이런 막장 드라마가 있어? 우리 엄마만 불쌍하잖아.’
성묘를 마치고 여름은 일이 있다는 핑계로 먼저 떠났다.
서경주는 떠나는 여름의 뒷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흠, 아무래도 내 딸은 날 인정하기 싫은가 봅니다.”
“여름이가 올해 저 집안 식구들 때문에 고생을 너무 많이 해 그렇습니다.”
정호중이 설명해 주었다.
“그렇군요. 다 내가 너무 늦은 탓이지. 이제는 꼭 저 아이를 데려가 돌보고 싶습니다.”
서경주이 자책하며 말했다.
******
다음 날 아침, 여름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와 보니 정호중이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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