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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화

차디찬 바람이 창문 틈으로 들어오자 강태환은 으스스한 기분을 느꼈다. 처음으로 후회가 밀려왔다. 안정된 가정이었는데 3개월 만에 풍비박산이 나버렸다. 다음 날, 강태환은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이미 화신 이사회에서 제명되었다는 통보였다. 화가 나 회사로 찾아갔지만, 입구에 있던 경비가 들여보내 주기는커녕 내쫓았다. 갈 곳 없는 강태환은 매일 술집에서 술에 진탕 취해 한밤중에야 집으로 돌아갔다. 그날 밤, 그는 잔뜩 취해 집 현관문을 열었다. 불은 모두 꺼져 있었고 싸늘한 달빛이 거실 통창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거실엔 못 보던 휠체어가 있었다. 휠체어에 등이 굽은 검은 노인의 그림자가 산발한 채로 앉아 있었다. 오싹했다. 그는 다리에 힘이 풀려 바로 돌아 도망치고 싶었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뒤쪽에 있던 문이 ‘쾅’하고 닫히고 거실은 더욱 음산해졌다. “어머니….” 강태환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온몸이 사시나무 떨듯 떨렸다. “얘, 왜 나를 그렇게 무서워하니?” 휠체어가 천천히 미끄러져 다가오고, 노인의 쉰 목소리도 함께 다가왔다. 강태환은 겁에 질려 뒤쪽으로 기어갔다. “어머니, 오지 말아요, 부탁이에요, 내가 그런 게 아니에요. 잘못 찾아오셨어요.” “왜 네가 아니라는 거냐?” 노인의 음산한 웃음소리가 거실을 휘감았다. “지분 때문에? 돈 때문에? 왜 그랬니? 이제까지 내가 네게 해준 게 부족했니? 염라대왕님도 날 받아주지 않아 너한테 돌아왔다, 아들아….” 휠체어가 점점 다가오자 강태환은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눈물이 줄줄 흘렀다. “어머니,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어요, 제가 뭔가에 홀렸었나 봐요. 하지만 제가 그런 게 아니에요. 정희, 이정희가 베개로 질식시킨 거예요. 그 여자한테 가세요.” “네가 동의하지 않았다면 걔가 그럴 수 있었겠니?” 노인은 차갑게 웃으며 울었다. “어머니, 죄송해요.” 강태환은 울부짖었다. “그 두 여자가 절 꼬드긴 거예요. 전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어머니, 잘못했어요, 봐주세요.” “잘못을 알았으니 이제 널 데려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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