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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화

“좋아해?” 최윤형은 무슨 우스갯소리라도 들은 듯 웃었다. “남자친구도 있는 게 남의 침대로 기어들어 와 놓고 웃기지도 않네.” “짝”하는 따귀 소리가 귓가에 울린 듯했다. 하지만 맞은 건 뺨이 아니라 마음이었다. 강여경이 비틀했다. 직원, 주주 등 주위에 모여있던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모두 경멸의 눈빛으로 강여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헐, 저런 사람인 줄 몰랐네. 늘 청순하고 얌전한 이미지더니.” “그러게나 말예요. 회사 남자들이 다 여신이라 그랬잖아요.” “아이고, 우리 손자를 소개시켜주려 했는데, 큰일 날 뻔했군.” “…….” 강여경의 얼굴이 모욕감에 창백해졌다. 그동안 좋은 이미지를 쌓기 위해 그렇게 노력했건만, 이제 다 망가졌다. 강태환 역시 수치스러워 몸을 부들거리고 있었다. “너무하십니다. 여경인 진심으로 좋아했던 겁니다. 첫눈에 반했다고 했어요.” 그러나 최윤형은 이마저도 너무 우습다는 듯 하하하 웃었다. “뭐가 그렇게 좋았답니까? 하나는 인정합니다. 만나본 여자 중에 강여경이 제일 개방적이더군요. 강 이사님, 부귀영화를 위해 따님도 파시고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의 생각이 새삼 달라졌다. 그저 구경만 하던 여름도 놀랐다. 최윤형이 이 정도로 무례할 줄은 몰랐다. 더욱 놀란 건 강여경이 저 변태 놈의 비위를 다 맞춰줬다는 사실이다. 가벼운 한숨을 내쉬고 여름은 강여경에게 다가가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정말 다시 봤어. 한선우 뺏을 때도 그런 방법을 썼나 봐?” 여름의 말에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이 한선우와 얽혀있었던 과거를 떠올렸다. 그리고 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경멸에 찬 눈빛으로 여경을 바라보았다. 심지어 오염물이라도 피하듯 강여경에게서 슬금슬금 떨어져 있었다. 강여경은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눈이 뒤집히고 기절하는 시늉을 했다. “여경아!” 강태환은 여경을 안고 황급히 떠났다. 최윤형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돌려 여름을 보았다. “전에도 남자친구가 있었단 겁니까?” “네, 약혼도 했었죠. 남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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