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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화

여름은 너무 부끄러웠다. 간신히 키스를 끝내고 급히 돌아보니 다른 사람들은 다들 저쪽으로 몰려가서 술 게임을 하고 노래 부르는 데 열중하고 있었다. 이지훈이 헤헤거렸다. “뽀뽀 끝났으면 어여 와요. 우린 벌써 몇 판 놀았지.” 난감해하며 돌아보자 최하준이 나른하게 툭 던졌다. “난 싫습니다.” 그러더니 얼굴을 찰랑찰랑한 여름의 머리에 묻었다. “집에나 가죠.” “아니, 윤서 술 마셔서 데려다 줘야 해요.” “대리 불러줘요.” 잠시 망설이던 여름이 고개를 잘레잘레 저었다. “남친이랑 싸웠단 말이에요. 그래서 한잔하면 내가 데려다준다고 했는데 어떻게 그래요?” 최하준은 다시 기분이 안 좋아졌다. “무슨 뜻입니까? 난 친구보다 못하다는 뜻입니까?” “......” ‘당연하지. 친구가 더 중요하지, 이 양반아!’ 그러나 속마음은 꿀꺽 삼키고 귀염을 떨었다. “아잉, 그런 말이 어딨어요? 오랜만에 나오기도 했고, 쭌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고...” 아주 거짓말도 아니었다. 안 그래도 요즘 현주 이모에게 들은 이야기를 최하준에게 해야 할 판이었다. 최하준의 눈이 날카롭게 반짝 빛났다. 무슨 말인지 바로 알아들었다. “지난번에 공사현장에서 다친 게 사고가 아니라 강태환 일가의 짓이군요. 어디, 날 건드리시겠다?” 그때 최하준을 다치게 한 사람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강태환 모녀는 정말이지 세상에 무서운 게 없는 모양이었다. 최하준이 핸드폰을 꺼내더니 김상혁의 번호를 눌렀다. “뭐 하게요?” 여름이 물었다. “손 봐야지요.” 헉헉, 무슨 이런 대범한 짓을! 여름이 황급히 최하준의 핸드폰을 손으로 눌러 막았다. “기분 나쁘다고 함부로 덤비지 말아요. 요즘 그 집안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되는 집이에요. 진현일이랑 강여경이 결혼이라도 하면 이제 동성 제1재벌이라는 지훈 씨네도 발밑으로 내려다보게 될 거라고요.” “......” ‘내가 그따위를 겁내야 하나?’ 최하준이 속으로 웃었다. “뭐, 걱정하지 말아요. 복수는 내가 해줄게요.” 여름이 호언장담했다. “내가 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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