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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화

“에이, 자기는 가만있어, 내가 건져 줄게.” 여름은 속으로 울고 싶었다. ‘부럽다.’ 최하준이 힐끗 보니 예쁜 입술이 불만스러운 듯 살짝 삐죽이고 있었다. “부럽습니까?” “…….” ‘다 내 팔자지, 그냥 해주자, 해줘.’ 음식이 나오자 최하준은 가만히 앉아 여름이 건져주는 걸 집어먹기만 했다. ‘마라탕도 먹을 만하군. 다음에 또 와야겠어.’ 식사를 마치고 여름은 잠시 화장실에 갔다. 막 문을 열고 나오려는데 바깥에서 여자 둘이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방금 봤어? 26번 테이블 앉아 있던 남자 존잘이야.” “대~박, 웬만한 아이돌 저리 가라야. 난 몰래 사진도 찍음.” “근데 여친은 그냥 평범하던데?” “내 말이, 완전 비굴 모드. 계속 남자한테 음식 집어주고. 그런데 남자는 별로 반응이 없더라? “하긴 저렇게 잘생겼으면 매달릴 만도 하다.” 듣고 있던 여름은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내가? 평범해? 비굴 모드? 매달려? 선 넘네, 진짜!’ 여름이 화장실 문을 뻥 차며 나오자 두 여자는 놀라 얼어붙었다. 여름은 두 사람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입술에 립스틱을 바르기 시작했다. “잘 생겼네, 평범하네, 나 참.” 태연하게 예쁜 입술을 칠하고는 도도하게 위아래 입술을 맞부딪히는 여름의 모습은 요염함이 흘러넘쳤다. 두 여자는 순간 난처함에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 여름이 그런 둘에게 말했다. “멀쩡한 분들이 남 얼평이라니 부끄럽지 않아요?” “아니, 우리끼리 그냥 얘기한 것 같고 뭘 그래요? 사람마다 미적 기준이 다른 거고 평가하는 건 우리 자유인데.” 그중 한 사람이 얼굴이 시뻘개진 채 말했다. “당신들 평가랑 상관없이 나랑 내 남친은 완전 잘 지내. 그냥 내가 더 많이 사랑하는데, 뭐 문제 있니?” 여름은 손을 다 씻고 페이퍼타월로 손을 닦은 뒤 ‘흥’ 하고 나갔다. 할 말은 다 하고 나왔지만, 기분은 이미 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뒤였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그렇게 평가할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이게 다 최하준 때문이야. 맨날 대접받으려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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