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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화

지난번 사건으로 TH가 도산했으니 강여경 같은 악마가 여름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양유진은 앞뒤 가리지 않고 무작정 강여경이 나온 룸으로 들어갔다. 손잡이를 힘껏 눌러보았지만, 문은 안쪽에서 잠겨있었다. 문에 바짝 귀를 대보았다. 희미하게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강여름이었다. 젠장! 마침 지나가던 메이드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급하게 프론트와 연락해서 키를 얻어 방으로 뛰어들었다. 안에는 한 남자가 손이 묶인 여름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었고, 여름은 얼굴이 빨개지도록 격렬하게 버둥거리고 있었다. “누구야!” 남자가 당황한 틈을 타, 양유진이 달려들어 바닥에 때려눕혔다. 안 되겠다 싶었는지 남자는 후다닥 도망가버렸다. 그 사람을 쫓을 새는 없었다. 바로 뛰어가 쓰러져 있던 여름을 안아 올렸다. 익숙한 향기에 안심한 여름은 양유진의 품에 안겼다. 비서가 들어왔다가 이 장면을 보고 얼굴이 빨개져서 얼른 문을 닫고 후다닥 나갔다. 양유진은 정신이 아찔했다. 하지만 여름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여름을 떼어내고 말했다. “여름 씨, 정신 차려봐요. 병원에 데려다 줄게요.” 여름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쓰러진 여름에게서 매혹적인 향기가 풍겼다. 양유진의 머릿속에 여러 가지 그림이 스쳤다. 양유진은 처음부터 여름이 좋았다. 하지만 여름은 계속 자신과 거리를 두고 있었고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허락한다면, 여름과 평생을 함께하고 싶었다. 지금이 기회다. 인정하기 싫지만 신사적이니 못한 이기적인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여름 씨, 나와 결혼해요. 당신과 함께하고 싶어요.” 양유진은 여름을 안아 소파에 눕히고 여름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여름도 본능적으로 양유진을 안았다. 갑자기 바닥 위에 놓인 핸드폰이 울렸다. 환청인 듯 최하준의 목소리가 들리고 여름은 갑자기 정신이 들었다. 이성을 찾은 여름은 양유진을 힘껏 밀어내고 자신의 팔을 세게 물었다. “여름 씨….” 양유진은 가슴이 아파왔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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